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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② 남지현 "'작은아씨들'→'하이쿠키'로 도전, 후회없이 최선 다해"


(인터뷰)배우 남지현, '하이쿠키' 속 욕망 분출하는 수영 役 강렬한 연기 변신
"비슷한 점 많은 정다빈, 가끔 잃어버린 동생인가 생각할 정도"
"감 좋은 최현욱, 나이 들수록 더 잘할 것…힘들다 티 안 내고 묵묵히 연기"
"안 할 수 없었던 '하이쿠키', 차기작은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 찾는 중"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남지현이 새로운 도전이었던 '하이쿠키'를 무사히 마무리했다. 매회 색다른 얼굴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에게 짜릿함을 선사한 남지현이다. 정다빈과는 뭉클한 자매 호흡을, 최현욱과는 미묘한 심리전을 펼치며 '하이쿠키'의 중심을 꽉 잡았다. 남지현이기에 가능했던 '하이쿠키'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 값진 의미를 가진다.

지난 23일 종영된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극본 강한, 연출 송민엽)는 한 입만 먹어도 욕망을 실현해 주는 의문의 수제 쿠키가 엘리트 고등학교를 집어삼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인간의 욕망을 실현시켜 주는 쿠키라는 독특한 소재와 입체적인 캐릭터, 예측불가 스토리,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쿠키가 만든 늪 안에서 각자의 욕망에 휩싸여 발버둥 치는 인간 군상을 그려냈다.

배우 남지현이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매니지먼트숲]
배우 남지현이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매니지먼트숲]

남지현은 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최수영 역을 맡아 최현욱, 김무열, 정다빈, 서범준, 장영남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열여덟 살에 가장이 된 수영은 학교까지 그만두고 공장에 취직해 세 살 어린 동생 민영(정다빈 분)을 건사해오다 위기에 빠진 동생을 위해 온몸을 불사른다. 이은서라는 가짜 인물로 학교에 가게 된 수영은 진짜 셰프였던 호수(최현욱 분), 정체를 숨기고 학교에 온 성필(김무열 분) 등과 서로 속고 속이는 관계를 형성하며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긴장감을 선사했다.

2004년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로 데뷔한 남지현은 연기 경력만 따지면 올해 20년 차가 된 베테랑 배우다. 아역 배우로 시작해 자신만의 연기 내공을 차곡차곡 쌓아온 남지현은 그야말로 '믿보배'(믿고 보는 배우)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신뢰를 전한다. 이번 '하이쿠키'도 마찬가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남지현의 새로운 얼굴을 발견하는 재미가 컸고, 그 안에서 한 뼘 더 성장한 남지현이기에 앞으로의 행보다 더욱 기대되는 순간이다. 이에 남지현은 지난 24일 조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정다빈, 최현욱 등과의 호흡, '하이쿠키' 촬영 비하인드, 결말에 대한 생각 등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 교복을 오랜만에 입어본 소감은 어떤가?

"단막극에서는 입어봤지만 장편에서 교복 입는 건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오랜만에 교복을 입으니까 새롭더라. 5, 6개월 촬영 중 교복을 4개월 입었다. 온갖 일이 교복 입은 채 일어나다 보니 옷이 살짝 닳았다. 처음엔 머쓱했는데, 친구들이 어색하지 않다고 좋은 말을 많이 해줬다. 마음의 위안이 됐다."

- 정다빈 배우와는 아역 배우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는데, 서로 힘이 되거나 동질감을 느낀다거나 하는 지점도 있었나?

"서로 비슷한 입장의 동료로 봤던 것 같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 보면 다빈이도 비슷한 고민을 하는구나 싶었다. 저랑 다빈이가 나이로는 5살 차이가 나는데, 제가 다빈이 나이 때 했던 고민을 다빈이도 하더라. '나도 그때 그 생각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니까 사라지더라'라는 얘기를 하기도 했다. 첫 번째 대본리딩 때 떨려서 미치는 줄 알았다고 하면, 다빈이는 '티가 안 난다'라고 놀라더라.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로 찢어진다'는 얘기도 했다. 일적인 것 외에도 삶을 대하는 방식에서도 비슷한 점이 많아서 가끔 '잃어버린 동생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웃음)"

배우 남지현이 드라마 '하이쿠키'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아크미디어]
배우 남지현이 드라마 '하이쿠키'에서 열연을 펼치고 있다. [사진=아크미디어]

- 2004년 데뷔라 올해 20년 차가 됐다. 최현욱 배우 같은 경우엔 2002년생이라 나이 차가 7살 정도 나고, 데뷔한 지 얼마 안 된 신인이라 대선배 같은 느낌이었을 것 같다.

"제가 현욱이 나이를 계속 까먹는다. 막내라는 생각만 있었는데 물어보니 많이 차이가 나더라. 선배 그런 거 없이 자기들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는 친구들이라 동료 같은 느낌이 강했다. 저는 아무래도 현장 경험이 많다 보니 현장에서 변수가 생겨도 당황하는 것이 많지 않다. 쉽게 받아들이고 수긍하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 빨리 정리가 되는 편이다. 하지만 현욱이는 데뷔한 지 얼마 안 되다 보니 당황하는 시간이 길다. 그런데 제가 옆에서 편안하게 있으니까 그걸 보면서 많이 느꼈다고 하더라. 나중에 현욱이가 '평정심을 찾는 데 도움이 됐다'는 얘기를 해줬다. 좋은 얘기니까 고맙더라. 제가 학생 역할 배우 중에서는 첫째라 동생들에게 의지가 되고 든든한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 친구들도 성숙한 사람이라서 부담감을 느낄 필요가 없었다. 옆에 있는 친구처럼 고민 얘기하고 힘든 얘기 나누면서 의지하며 잘 끝낸 것 같다."

- 최현욱 배우와 같이 연기할 때는 어땠나? 놀랐던 부분도 있었나?

"감 자체가 뛰어난 친구라고 생각한다. 나이 들수록 더 잘할 것 같다. 제가 부러워하는 연기 스타일을 가졌다. 저는 정제된 편인데, 날것의 무언가를 꺼내놓을 수 있는 배우다. 이번 호수는 정제되고 제한을 많이 걸어둔 캐릭터다. 본인과 거리가 있는 캐릭터라서 미리 그걸 연구하고 준비해오더라. 그런데 티도 안 내고 묵묵히 열심히 한다. 현욱이뿐만 아니라 그런 사람들만 모여있었다. 어려운 것이 있음에도, 한 명도 힘들다고 불만을 토로하는 것 없이 각자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는 사람들이었다."

배우 남지현이 드라마 '하이쿠키'에서 강렬한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U+모바일tv]
배우 남지현이 드라마 '하이쿠키'에서 강렬한 연기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U+모바일tv]

- 이모 역 장영남 배우를 협박하던 장면은 굉장히 강렬했다 보니 더 심혈을 기울였을 것 같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다. 도전하는 느낌이 들어서 즐겁기도 했다. 한 캐릭터가 이렇게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는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감사했다. 불안정한 심리를 가진 수영을 표현하는 방식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갑자기 죽이러 간다고?'라는 식의 걱정이 들지도 않았다. 민영이가 언제 깨어날지 모르는 상태니까 찾아가서 죽이고 나도 죽는 거라는 생각을 했기에 망설임 없이 한 것 같다."

- 민영이를 찾다가 우는 장면에서 어린아이같이 우는 건 배우의 의도가 있었는지 궁금하다.

"간절하게 보였으면 했다. 작전이긴 했지만 호수를 성필에게 넘기는 것이 불안했을 거다. 그래서 성필에게도 몇 번이나 물어본다. 어른을 안 믿는 수영이가 '한 번만 더 믿어보자'하고 갔는데 민영이가 없는 거다. '나에게 왜 이러지?' 하면서 모든 것이 처음으로 되돌아갔다. 그래서 그 간절함을 표현하고 싶었다. 다 내려놓고 '제발' 이라는 느낌이었으면 했다. 그래서 대본보다 더 많이 울었던 것 같다."

- '하이쿠키'는 말한 것처럼 새로운 도전이었고, 시청자들도 배우 남지현의 새 얼굴을 발견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그래서 배우에게도 새 기점이 될 것 같은 작품인데, '나에게 이런 표정이 있구나' 발견하게 된 것이 있나?

"저는 '작은 아씨들'이 그 스타트였다고 생각한다. 캐릭터를 연구할 때 제 안에 있는 것과 비슷한 지점을 키우거나 줄여서 익숙하지만 새로운 것을 느끼게 해야겠다는 방식으로 연기를 해왔다. 하지만 '작은 아씨들'부터는 저와의 싱크로율을 생각하지 않게 됐다. 따로 하나로 존재하는 개체 같아서 캐릭터를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 그래서 수영이와 싱크로율을 묻는다면 '생각을 안 해봤는데'다. 이렇게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이제 두 개 해본 거다. 도전이었다. 부족한 면, 미숙함도 있을 거다. 그래서 꼼꼼하게 모니터링을 했고, 즐거웠다. 발전 가능성이 있을 것 같다. 후회도 없다. 그 당시엔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가장 많은 것을 끌어냈다. 그걸 채워서 더 나은 모습을 보여드리는 건 다음 단계에 해야 할 일이다. 있는 힘을 다해 부족한 걸 고쳐낼 생각이다."

배우 남지현이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매니지먼트숲]
배우 남지현이 U+모바일tv 오리지널 시리즈 '하이쿠키' 종영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매니지먼트숲]

- 결말에 대한 해석의 여지가 많은데 수영이 어떻게 됐을 거라 생각하나?

"제가 따로 추가로 들은 건 없다. 저 개인적으로는 수영이가 당연히 죽은 거라고 생각했다. 열린 결말이라는 생각을 안 했다. 마지막회 대본이 나오고 스태프들의 의견을 들었는데 둘로 갈리더라. 저는 개인적으로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본다. 잘못된 행동을 저지른 것에 대한 책임이고, 법의 심판을 못 받으니 사적인 처벌을 받았다고 생각했다."

- 최근 지창욱 배우가 '살롱드립2'에 출연하면서 '수상한 파트너'의 키스신 영상이 또 언급됐다. 조회수가 엄청난 레전드 영상이지 않나. 그게 2017년 작품인데 아직도 화제가 많이 되고 있다. '백일의 낭군님' 이후 제대로 된 로맨스는 쉬고 있는 상황인데 의향이 어떤지 궁금하다.

"저는 어떤 장르든 할 마음이 있다. 일부러 로맨스를 안 한 건 아니다. 20대 목표는 스펙트럼을 넓히는 거였다. 20대 초반엔 익숙하지만 새로운 느낌을 가져가야겠다는 것이 목표였다. '가족끼리 왜 이래', '쇼핑왕 루이', '수상한 파트너', '백일의 낭군님'까지, 대중에게 제가 이제 성인이 됐다는 인식을 키우는 작업이었다. 기존의 밝고 좋은 에너지를 유지하면서 성숙한 모습을 보여드릴 기회를 찾다 보니 로코를 하게 됐다. 그리고 새로운 것을 해야 할 즈음에 '365 : 운명을 거스르는 1년'이 왔다. 이후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라는 판타지 드라마를 했다. 다 놓칠 수 없는 작품들이었다. '작은 아씨들' 끝나고 심각하고 무거운 이야기를 하는 장르물을 많이 했으니까 삶에 밀착된 이야기를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저를 따라 작품을 보는 분들은 피곤할 수 있겠다 싶더라. 그런데 '하이쿠키'가 너무 재미있어서 안 할 수가 없었다. 완전히 결이 다르다 보니 개인적인 욕심으로 하나만 더 할까 하는 마음으로 선택했다. 그래서 다음 작품은 사람 냄새 나는 이야기를 찾는 중이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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