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슬픈 정서 차별점" '경성크리처' 박서준x한소희, 애절한 절제 멜로

[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박서준과 한소희가 '경성크리처'로 돌아왔다. 1945년 경성을 배경으로 치열하게 살아가는 두 인물로 변신했다. 강렬 액션부터 절제 멜로로 완성한 크리처물이 전 세계에도 통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 용산 레이어20 스튜디오에서 넷플릭스 시리즈 '경성크리처'(연출 정동윤, 극본 강은경)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정동윤 감독, 배우 박서준, 한소희, 수현, 김해숙, 조한철이 참석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았다.

'스토브리그'의 정동윤 감독과 '낭만닥터 김사부' 시리즈의 강은경 작가가 의기투합해 1945년 봄의 화려한 본정거리부터 거대한 비밀을 감춘 옹성병원까지, 강렬한 이야기를 탄생시켰다.

박서준은 경성 제1의 정보통인 장태상 역을, 한소희는 죽은 사람도 찾아낸다는 소문난 토두꾼 윤채옥 역을 맡아 화려했지만 어두웠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의 뜨거운 이야기를 그린다.

또 수현은 일본의 귀족 부인 마에다 유키코를, 김해숙은 금옥당 집사 나월댁을, 조한철은 채옥의 아버지 윤중원을 연기했다. 이들 외에도 위하준, 박지환, 최영준, 현봉식, 임철수, 강말금 등이 탄탄한 앙상블을 이뤘다.

이날 정동윤 감독은 "연출자로서 경성 쪽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초반에 얘기를 하다가 우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 사람들이 많이 알고 좋아하는 크리처를 잘 섞어서 만들면 우리 이야기를 널리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진행했다"라며 "시대극에 크리처라는 접목이 처음이라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에 좋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를 만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장태상으로 돌아온 박서준은 작품 선택 이유에 대해 "항상 이야기를 먼저 보는데 '경성크리처'도 이야기 자체가 매력있게 다가왔다"라며 "역할도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라며 "평소 강은경 작가님 작품을 좋아했다. 정동윤 감독님은 제가 '이태원 클라쓰' 할 때 '스토브리그'를 하고 있었다. 만나면 좋겠다 싶었다. 또 소희 씨까지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웠던 경험이었다"라고 고백했다.

한소희 역시 "'스토브리브'를 재미있게 봤고 서준 선배님 드라마도 잘 봤다"라며 "시대가 주는 배경이 가장 끌렸다. 크리처물이라는 장르가 과연 저에게 어떤 도움을 줄지 궁금했고 도전이라는 부분에서 이끌렸다"라고 밝혔다.

첫 촬영부터 고문신을 찍었다는 박서준은 "굉장히 추운 날로 기억되는데 물 계속 맞아가면서 온 몸이 젖었다"라며 "신고식인가 생각이 들 정도로 처음부터 고생 아닌 고생을 하는 신을 찍었다. 이 드라마의 처음이 이렇다면 '끝은 어떨까'하는 기대감이 들 정도로 강렬한 인상이 있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태상의 마음을 느꼈다"는 그는 "한편으로는 잘못 됐나 하는 생각도 했다. 첫 장면부터 이런 신을 찍으니까 이 드라마에 빠질 수 있게 되는 동기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한소희와 절제된 멜로를 완성한 박서준은 "항상 고민하는 것이 완급조절이다. 극이라는 건 감정선이 있고, 어느 부분에서 감정이 느껴지는지 말이 되게 표현해야 하기 때문에 완급조절을 고민했다"라며 "상황 속 분위기가 주는 감정들이 있어서 고스란히 채옥을 바라보면 느낌이 만들어질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특별히 뭔가를 얘기하기 보다는 이 상황 속 감정으로 서로를 바라보는지가 중요했다"라며 "절제된 멜로라고 표현할 수 있지만, 상황이 주는 애틋함이 있는 장면이 많이 있다"라고 밝혔다.

"채옥을 초반에 만나고 만나는 신이 많지 않았다"라고 말한 박서준은 "계속 궁금해지는 마음이 결국엔 도움이 됐다. 많이 고민하고 하나씩 찍어가면서 쌓이는 감정이 있다. 상황에 집중해 연기했다. 저와 만나는 장면이 아닌 채옥의 장면을 봤을 때 눈빛에서 서사가 느껴졌다. 항상 상대 배우를 믿고 가면 완성이 된다고 생각해서 의지를 했다"라고 말했다.

윤채옥 역을 맡아 액션부터 감정 열연까지 강렬한 인상을 남긴 한소희는 "채옥과 저의 성격이 그렇게 같지 않다. 저는 그렇게 여유롭지 않은 성격이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다"라며 "시대의 영향, 태상을 비롯해 주변 인물이 주는 영향도 있다. 채옥은 어머니를 찾아야 하는 목적이 있어서 거기에 집중하면 감정 잡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던 것 같다"라고 전했다.

한소희는 박서준과의 첫 만남에서 머리카락 풀리는 신을 위해 헤드뱅잉만 20번 이상 해야 했다고. 그는 "서준 선배님 고문신 촬영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며 "'이게 첫 촬영인데 끝 촬영은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농담했다.

또 한소희는 "목에 담이 오기 시작하면서 다음 날은 목을 돌리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라며 "감독님의 집요함이 그 신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참 좋다. 지금은 괜찮다"라고 밝혔다.

앞서 촬영 중 부상을 당하기도 했던 한소희는 "저만 다치는 것이 아니다. 스턴트 팀도 다치고 액션 참여하는 배우들도 다 다친다"라며 "아무리 준비를 해도 안 다치고 액션할 수 없는 환경이다. 촬영하면 모두가 진심으로 임한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한 가지 간과한 건, 제가 할 수 있는 것과 못하는 것을 구분해서 했으면 부상을 피해갈 수 있지 않았나 싶다. 제가 몸을 불태운다고 다 되는 건 아니다"라며 "촬영에 지장을 주는 것 같아서, 조금의 아쉬움은 있다. 액션 연기에도 감정이 있기 때문에 잘하려고 욕심을 내다가 그런거다. 지금은 괜찮으니 큰 걱정이나 염려는 안 하셔도 된다"라고 액션 연기를 하면서 깨달은 바를 설명했다.

미스터리한 인물로 돌아온 수현은 "오랜만에 선택한 작품이다. 이런 작품을 만난 것 자체가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라며 "이런 스케일 속에서 캐릭터 간의 작은 갈등, 미묘한 감정을 표현하기 어렵지만 도전하면 재미있고 성장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수현은 "표정이 많은 편인데 제가 연기한 캐릭터 중 가장 절제를 많이 해야 했던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정동윤 감독은 "절제 속에서도 표현을 끝까지 해줘서 너무 좋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자 수현은 "감독님이 굉장히 디테일한 분이고, 예리하게 캐치하는 분이라 믿고 의지했다"라고 덧붙였다.

아내를 10년 간 찾아 헤매는 로맨티스트 윤중원에 대해 강은경 작가는 "서사가 탄탄하고 멋진 인물이라 단번에 술술 써내려간 캐릭터"라고 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조한철은 "'작가님에게 왜 나에게 이런 역할을 주시지?'라고 할 정도로 황송했다"라며 "제가 악역이나 코믹한 역할을 많이 했는데 제가 한 역할 중 가장 멋있는 역할을 주셨다. 부담이 되기도 했는데, 목표가 분명해서 그걸 잘 따라서 가면 된다는 기대와 감독님에 대한 믿음으로 했다"라고 밝혔다.

조한철과 부녀 호흡을 맞춘 한소희는 "현장에서 태상보다 자주 봤다. 촬영할 때 고민과 문제점이 생기면 선배님에게 많이 의지하고 물어봤다"라며 "선배님도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지하게 조언을 해주셨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조한철은 한소희에 대해 "'마이네임'을 보고 놀랐다. '제발 다치지 말자' 그런 걱정하고 얘기를 나눴다"라며 "둘이 너무 더운 옷을 입고 있어서 서로 챙겨줬다. 제가 케어를 많이 받았다"라고 덧붙였다.

정동윤 감독은 크리처물에 도전한 것에 대해 "우리만의 크리처 특성이 있다. 저희만의 히스토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원이 되는 기생충 이야기를 다 만들었다"라며 "그것이 어떻게 탄생했고, 어떤 과정을 겪어서 크리처가 되는지, 외형과 능력 히스토리도 만들었다. 그래야 주변에도 '이래서 이렇게 되는거야'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 것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크리처의 시작이 되는 이야기가 오프닝 타이틀에 녹여져 있다. 작가님과 제작진이 만든 크리처 기원을 조금 유추해볼 수 있다.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덧붙였다.

'경성크리처' 이전 '스위트홈'이 크리처물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시대적 배경은 다르지만 크리처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비교가 될 수 있는 상황. 이에 대해 정동윤 감독은 "'경성크리처'의 크리처는 슬픈 정서가 녹아져 있는 것이 특징이자 차별점이다 오픈되면 이해되실 것"라며 "강력하고 멋진 크리처가 아니다. 그걸 주안점으로 삼으려 했다. 사연이 있기 때문에 특징이 몸에나 행동, 표정에도 드러나게 하려고 노력했다"라고 강조했다.

'경성크리처' 파트1(1~7화)은 오는 12월 22일, 파트2(8~10화)는 2024년 1월 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