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추자현과 이무생이 '당신이 잠든 사이'로 가슴 절절한 멜로를 완성했다. 기억상실을 시작으로 기존 드라마와 영화에서 많이 보던 신파 소재가 즐비하지만, 그럼에도 추자현과 이무생은 탁월한 연기력과 감정 표현으로 극을 탄탄하게 이끌었다.
14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장윤현 감독, 배우 추자현, 이무생이 참석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추자현 분)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이무생 분)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1997년 한국영화 최고 흥행작 '접속', 독특한 구성과 파격적인 스토리텔링의 하드코어 스릴러 '텔 미 썸딩'을 비롯 '썸', '황진이', '가비'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새로운 소재와 섬세한 연출로 관객을 사로잡은 장윤현 감독의 차기작이다.
추자현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던 중 교통사고로 인해 선택적 기억 상실을 경험하는 덕희 역을, 이무생은 한없이 자상한 남편이자 비밀을 지닌 준석 역을 맡아 부부 호흡을 맞췄다.
이날 장윤현 감독은 "오랜만에 연출을 해서 그런지 '접속' 할 때가 생각났다. '가비' 이후 중국에서 영화를 찍는다고 활동을 못했는데 팬데믹까지 왔다. 그래서 활동이 없는 것처럼 보여서 불안했고, 팬데믹 상황에서는 영화를 다시 찍을 수 있을까, 극장에 사람이 올까 불안했다. 위기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예산이고, 짧은 시간이지만 뭔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했다. 절박한 마음이었는데, 끝나고 나니까 그 절박함이 안 나와서 아쉽다"라며 "힘든 상황에서 찍으니 많은 에너지를 쏟았고, 동료들과 배우들, 스태프들이 헌신적으로 도와줬다. 작업하면서 느낀 고마움, 감동이 생각난다. 저에게는 중요한 작품이다"라고 전했다.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온 추자현은 "극장에서 제 얼굴을 본 게 언젠지 기억이 안 나더라"라며 "복귀를 하고 난 후 드라마로만 인사를 드리다가 열정적으로 감사해하면서 찍었다. 데뷔가 오래 됐음에도 이 자리가 저에겐 신인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다"라고 남다른 감정을 고백했다.
또 추자현은 "40대가 되다보니 나이가 더 들기 전에 진정성 있는 멜로를 하고 싶었다"라며 "나이 먹어서도 오래 활동할 수 있는 직업이긴 하지만,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막연한 제 욕심이었다가 감독님이 대본을 보내주셔서 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보통 썸을 타고 연애하고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결혼한 부부가 사고와 기억상실 등을 겪는데 현실보다 영화적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지만 그 안에서 부부로 살고 있는 남녀가 찐으로 보여주는 사랑 이야기에 매료가 됐다"라고 덧붙였다.
이무생은 "'접속'과 '텔 미 썸딩'을 보고 자란 영화키드로서 안 할 이유가 없었다. 영광스러운 자리가 될 것 같았다. 추자현 배우와 함께 하는 것이 든든했고, 진정성 있는 배우라 함께 했을 때 시너지가 날 것 같아서 기대를 했다. 세상을 다 가진 것 같다"라고 출연 이유를 고백했다.
장윤현 감독은 "이 영화는 추자현과 이무생이 '예스'를 하지 않았으면 절대 만들어지지 않았을 영화다. 하겠다고 했을 떄 나에게 행운이 왔다고 생각했다 두 분은 저에게 선물 같았다"라며 "추자현 배우는 좋은 얘기를 많이 들었고 드라마를 보며 좋아했던 배우라 꼭 같이 하고 싶었다. 이무생 배우는 제가 생각한 준석과 비슷한 이미지다. 따뜻하고 소설가로서 이성적인 이미지를 가진 분이다. 기대했던 배우다. 두 분을 만나면서 완성이 되겠다는 확신을 가졌다"라고 추자현, 이무생을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덕희는 불행한 과거를 가지고 있지만 긍정으로 극복하는 인물이다. 자신에게 닥친 위기와 고통이 사랑하는 사람에 의해서 극복되고 소통으로 해결이 되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며 "준석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착한 남편, 인자한 아버지, 누군가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인물이다. 훈훈하고 따뜻하고 기억에 남는 감정을 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작업했다"라고 극을 통해 전하고자 했던 바를 밝혔다.
극한의 감정을 연기해야 했던 추자현은 "달달한 신 빼고는 촬영장 갈 때 마음이 힘들었다. 어떻게 연기를 해야 하는지 계산이 안 서더라"라며 "접해보지 못한, 상상할 수 없는 상황들이 한꺼번에 들이닥치는데,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연기를 하면 거짓일 것 같았다. 몰입해서 연기했을 때 스크린에 어떻게 담길지 두려웠다"라고 솔직한 감정을 고백했다. 이어 "현장감에 몸을 맡겼던 것 같다"라며 "매 장면 찍을 때마다 많이 힘들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이무생은 "너무 큰 감정이 있다. 대본을 보면서 '덕희가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그런데 정말 큰 배우다. 내색 안하고 주변 챙기는 거 보면서 '내가 이 작품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고생 많았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이어 이무생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비밀을 간직하고, 사랑의 무게를 표현해야 했다. 그 무게가 너무 무겁지 않고, 또 너무 가볍지 않길 바랐다. 제가 너무 무거워지지 않으려 하는 건 덕희의 무게감이 더 크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라고 연기할 때 중점을 둔 바를 밝혔다.
또 그는 "이 배가 앞으로 잘 나아가게 되는 힘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감정의 진폭이 파도처럼 흔들리는데 배우가 아닌 인간 이무생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럼에도 추자현 배우, 감독님이 잘 잡아주셔서 잘 마무리를 할 수 있었다"라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오는 3월 20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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