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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人] 헤이즈 "'빙글빙글'로 음악적 방황 끝, 다시 헤이즈다운 노래로"


[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가수 헤이즈가 가을 감성 가득한 신보로 돌아왔다. 지난 6일 공개된 헤이즈 앨범 명이자 동명의 타이틀곡 'FALLIN''은 사라져버린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풋풋하고 미숙했던 사랑에 빗대어 풀어낸 곡이다. 헤이즈는 이번 앨범을 통해 가을의 쓸쓸함과 그리움을 노래하며 대중에게 '헤이즈 표 감성'을 전달한다.

헤이즈는 최근 서울 모처에서 진행된 컴백 기념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신보 작업 과정을 거치며 겪었던 다양한 감정과 소회를 전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래는 헤이즈와의 일문일답 전문이다.

헤이즈 콘셉트 포토 [사진=피네이션]
헤이즈 콘셉트 포토 [사진=피네이션]

◇1년만 컴백 소감은?

노래 나오기 전엔 정말 떨리고 설레고 긴장된다. 항상 작업실 안에서 듣던 노래들이 세상 밖에 공개되기 때문이다. 작업실 안에서 고민도 많았고 나름대로 풍파도 있었는데, 그게 잘 지나가고 결국 공개가 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한 마음이 크다. 좋아하는 계절이 가을인데, 가을에 인사드릴 수 있게 돼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다.

◇계절에 맞춰서 발라드 앨범을 준비한 것인가.

타이틀곡이 정해지고 나서 '그리움'이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곡을 모았다. 장르도 이 계절도 어울리게 모았다. 가을에 어울리는 곡을 모으기 위해 고민했다. 빠지게 된 곡도 있는데 그 노래들은 다음 계절에 들려드릴 예정이다.

◇그리움을 테마로 잡은 이유는?

타이틀곡이 그리움을 너무 잘 나타낸 곡이라 생각했다. 사랑부터 헤어짐까지 담아낸 곡이다. 순수한 시절엔 내 옆의 모든 것이 당연하고 영원할거라 믿을 때가 있다. 그게 사라지고 나서 힘든 순간도 있지만, 그걸 자연스럽고 누구도 막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가을도 언젠간 겨울이 되고 봄이 되는데, 그것과 닮았다고 생각했다.

◇올해 데뷔 10주년이다. 이번 앨범을 통해 헤이즈의 한 챕터를 털고 가는 의미인가.

그런 의미도 있다. 오랜 시간 내 마음 속에 묵은 그리움을 표현하고 마주하고 담아내다보니 이 다음 앨범에는 다른 바이브가 나올 것 같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만들고 보니 그렇게 됐다.

◇헤이즈에게 '묵은 그리움'이란 무엇인가.

같이 웃을 수 있는 그리움도 있고 힘이 되는 그리움도 있고 아쉬움이 남기도 하고 후회로 남는 그리움도 있다. 그걸 마음 안에 담아두지 말고, 털어내고, 사라지는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번 앨범에는 다양한 그리움이 담겨 있다. 예를 들면 순수하게 사랑했던 시절에 대한 이야기, 부모님이 지금보다 더 강하고 건강했던 시절, 내가 지나온 사람들, 내가 지나간 사람들 등이다. 하나의 대상이 아니라 다양한 대상을 떠올리며 들어주셨으면 좋겠다.

◇앨범 텀이 길어진 이유는?

앨범을 만들수록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 곡이 괜찮을까, 이 단어가 괜찮을까 하는 고민이 점점 쌓여갔다.

헤이즈 콘셉트 포토 [사진=피네이션]
헤이즈 콘셉트 포토 [사진=피네이션]

◇발라드가 득세하는 시장이 아닌데 발라드 앨범을 내놓는 것이 도전적으로 느껴진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그런 (대중음악) 트렌드를 따라갈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나는 내 이야기를 쓰는 사람이고, 그 때 내 감성이 담기다 보니 자연스럽게 정리가 됐다. 타이틀곡'폴린'에 어울리는 곡을 모으다 보니 그렇게 됐다. 어찌 보면 발라드라는 장르가 귀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감성을 기다리셨던 분들도 있을거라 기대를 하고 있다. 그 분들께 이런 부류의 음악을 들려드려야 한다는 생각도 있다. 남기고 가겠다.

◇앨범 작업 과정에서 겪은 풍파는가 있다면?

어제 새벽까지만 해도 확신이 들었던 곡이 다음날 별로라 느껴지고 부족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표현에 있어서도 아쉽거나 수정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많다. 그걸 '내 안에 일어나는 풍파'라 생각했다. 당연히 거쳐야 하는 시간이었다.

◇많은 고민 끝에 선별된 곡들인데, '폴린'이 타이틀곡이 된 이유는?

타이틀곡을 정하기까지 다같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했다. '폴린' 데모가 예전부터 있었는데 잊고 지냈다. 그러다 이번에 타이틀 정하는게 어려우니 그 노래를 한 번 불러보게 됐다. 다시 듣자마자 모두가 만장일치로 '이 곡이다' 했고, 나 역시 '이 곡이면 되겠다', '이 곡이라면 내가 쓴 노래들을 그리움을 주제로 모아 낼 수 있겠다' 생각해서 발표하게 됐다. 잔잔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멜로디로 많은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생각했다. 어쩔 줄 몰라하다가 어른이 되고, 사랑의 무게를 알게 되면서 적당함의 생각을 갖게 되는 노래의 내용이 마음에 깊게 와닿았다.

◇최근에 그리워한 대상은?

숍 가다가 가을 운동회 하는 걸 봤다. 친구들과 생각 없이 백팀 청팀 나눠 싸우고 가족들이 응원해 주는 기억이 떠올랐고 '시간 지나니까 그리워 질 순간이었네' 했다. 어릴 때 건강했던 부모님에 대한 모습도 많이 생각하고 있고, 계산 없는 순수한 사랑에 대해서도 많이 생각했다. 그리움이라는 감정이 내 삶에서 그만큼 소중했고 가치있다는 걸 다시 느꼈다. 노래를 들으시는 분들도 각자의 그리운 순간을 떠올리면서 '이 때가 있었으니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지', '지금의 나도 과거의 그리운 모습이 되겠지', '내 옆의 사람들도 그리운 사람들이 되겠지'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

◇헤이즈의 노래가 늘 비슷하다는 반응들을 마음에 두고 이번 앨범을 작업했나

장르적으로나 사운드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했다. 타이틀곡이 내가 쓴 곡이 아니고 비아이가 쓴 곡이었기 때문에 내 곡은 수록곡으로 넣게 돼 부담이 줄었다. 원래 감성이 그립다고 해주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가사나 멜로디에서 나 다워야 한다고 더 생각하게 됐다. 하지만 이 부분에는 정답이 없어서 고민을 많이 하게 된다.

◇이번 활동 목표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는 마음가짐으로 여태까지 앨범을 내 왔다. 잘 될거라는 계산을 한다고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시기와 온도, 들으시는 분들이 어떻게 맞아떨어지냐에 따라 모든 게 다르다. 물론 잘 됐으면 하는 막연한 바람은 있다. 또 진심과 메시지가 잘 전해졌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들려드릴 수 있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다. 그렇지만 가을이라는 계절에 떠올릴 수 있는 앨범이 된다면 너무 좋겠다. 그리운 순간이 떠올랐을 때 위로받을 수 있는 곡이 됐으면 좋겠다.

◇비아이의 곡으로 컴백했다. 비아이와 특별한 대화를 나눈 게 있나.

회사끼리 소통을 해서 따로 대화를 나눈 건 없다. 내가 녹음할 때도 비아이는 해외에 있었다. 친분이 없다. 하하. 그래도 이 노래를 내가 부른다고 했을 때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해주셨다더라.

◇가장 애착 가는 수록곡은?

'겉마음'이라는 노래가 있는데, 사람들은 겉으로 밝게 웃고 있지만 마음 속에는 말 못할 사정과 사연이 있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내가 이렇게 웃고 있고 잘 지내보여도 그렇지 않은 순간을 단 한 사람만큼은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이 곡에 좀 애착이 간다. 최근에 팬 커뮤니티가 처음 생겼다. 팬들이 쓴 글을 보면서 나를 응원만 해주고 만나면 웃고 천진난만했었는데, 상상도 못할 아픔이 있는 걸 봤다. 그 상황에서 내 음악을 들으며 위로를 받았고 치유하고 있다는 글을 본 이후, 이 노래를 팬미팅 때 들려드렸다. 너무 위로가 됐다는 말을 듣기도 했다. 그래서 이 노래를 더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다.

◇데뷔 10년 소감은?

10년간 앨범 내고 활동할 수 있었다는 것에 감사하다.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앨범들을 내면서 다 기억나지 않아도 여러 가지 흔들리는 순간이 있었을 것인데, 다 잘 지나갔다는 것에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감정이 크다. 10년간 음악을 들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 직업 자체가 들어주는 분들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 그 분들께 감사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도와주신 분들께도 감사하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과정들이다. 최근에 이런 생각을 참 많이 했다.

헤이즈 콘셉트 포토 [사진=피네이션]
헤이즈 콘셉트 포토 [사진=피네이션]

◇가수 활동 지난 10년 돌아보며 가장 그리운 순간은?

6개월에 한 번씩 앨범이 나왔던 2016년, 2017, 2018년의 내 에너지가 그립다. 또 지금보다 복잡한 생각을 하지 않고, 서슴없이 뭔가를 해냈던 때가 그립기도 하다.

◇지금 다시 1위를 한다면, 이젠 그 기쁨을 즐길 수 있을까?

그 때로 돌아간다면 감사한 마음도 더 많이 표현하고 이런 성적을 냈다는 생각을 한 번쯤을 더 해볼 수 있지 않을까. 당시에는 내 성적에 만족하지 않고 취하지 않으려고 더 피하고 더 작업실 안에 들어가 있었다. 축하 받는 자리조차 부담이었다. 돌아보면 그렇게까지 날 가둘 필요 있었나 싶다. 돌아간다면 다시 한 번 만끽해보고 싶다.

◇이번 앨범의 만족도는?

90%. 그래도 메시지가 있고 나를 담아낸 곡들이니까. 아쉬움도 있지만 만족하기 때문에 낼 수 있는거라 생각한다. (아쉬운 부분은?) 더 수정할 건 없었을까? 공개되기 직전까지 계속 하는 고민이다.

◇미니앨범으로 내기엔 곡 수가 많다. 정규 앨범으로 발표할 수도 있었을텐데.

정규를 낼 때는 마음가짐이 좀 다른 것 같다. 정규는 시작부터 '정규'라고 마음을 먹고 만들어야 할 것 같은 게 있다. 아마 주제에 따라 곡을 모으다 보니 정규 앨범 곡 수에는 못 미치지 않았나 싶다. 곡 수를 채워서 꼭 정규를 내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빙글빙글' 발매 당시 '헤이즈가 이런 노래를 한다고?' 하는 파장이 컸다. 다양한 피드백을 들었을텐데, 이후 이번 앨범 방향성을 잡는 데 도움을 받았는지 궁금하다.

그 때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내게 변화가 필요하다', '나에게서 다른 음악을 듣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빙글빙글'을 냈다. 그 곡은 데모가 너무 좋았다. 그래서 아직까지 작곡가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있다. 아마 내가 아닌 다른 가수가 불렀다면 더 잘 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곡이 나온 뒤 정말 많은 피드백, 수많은 메시지, 장문의 글을 받았다. 그 글들을 보면서 '이 분들이 내게 원하는 것은 따로 있구나. 그게 나다운 것이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음악을 통해 완전히 나다운 것에 집중할 수 있었다. 아마 '빙글빙글'을 내지 않았다면 음악적으로 더 방황했을 지도 모른다.

◇이젠 음악적 방황이 끝났다고 봐도 될까?

계속 고민해 나가야 하는 거겠지만 너무 확 (반대 편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안에서 소재나 주제, 악기의 구성으로 변화를 시도해보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타이틀을 정할 때 주변의 많은 의견을 구했던 이유 역시 그런 고민이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나 혼자 정하면 갇혀버릴 수도 있기 때문에. 아마 활동하는 동안 계속 하게 될 고민이라 생각한다.

◇수록곡 중에 헤이즈 변화를 반영한 곡이 있다면?

'모든 걸 가르쳐준 사람이니까' 장르가 밴드 사운드다. 밴드 사운드 노래를 한 적은 없어서, 사운드에 치중해서 썼다. '미래일기'도 여러 장르를 섞었다. 잔잔하게 가다가 2절부터 재즈도 나오고 한 곡 안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구성했다.

◇싱어송라이터로서 음악 공부나 연구 하는지?

인기 있는 곡들을 많이 들어본다. 프로듀서와 유행하는 곡이 어떤 건지. 그런 것에 대한 대화도 많이 한다. 인기와 유행이라 해서 그게 잘 어울리는 게 아니니까, 그게 나와 잘 맞는게 무엇일까 고민한다.

◇최근에 귀에 들어온 노래는?

로제 '아파트', 정말 참신하다. 로제 인터뷰를 보니까 녹음까지 해놨다가 엎었다가 주변 이야기를 듣고 시도했다고 하더라.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많이 확 느끼게 됐다. ('아파트'와 경쟁하는 소감은?) 경쟁이라 생각하지 않겠다.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목소리로 기억되는 가수가 되고 싶다. 위로 받고 싶을 때 찾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일이자 본분이라 생각한다. 잊지 않고 곡을 써내려가고 들려드리겠다.

◇그렇다면 헤이즈 본인은 어떻게 위로 받나.

내 곡으로 위로를 받았다는 피드백과 각자의 사연을 남겨주시는 걸 보며 위로를 받는다. 또 힘든 순간 있으면 다 지나간다는 생각을 많이 하면서 다독이는 편이다. 가족이나 강아지 고양이를 보면서 위로 받기도 한다. 위로를 받으려면 받을 곳이 많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한다.

◇헤이즈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넨다면?

항상 나는 '서툴렀던 것'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한다. 서투르고 부족했던 과거의 모습들이 모여서 지금의 더 나은 내가 됐으니, 앞으로 너무 겁먹지 말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혹시 최근에 무슨 일 있었나.) 무슨 일 있었던 것 아니다. 하하.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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