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마법 같은 운명의 시작, 누구나 세상을 날아오를 수 있어." 편견에 맞서고 인간애를 회복하는 희망의 서사, 귀가 황홀한 음악, 눈이 즐거운 비주얼과 연출 등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이 세상 가장 완벽한 뮤지컬 영화 '위키드'다.
'위키드'(감독 존 추)는 자신의 진정한 힘을 아직 발견하지 못한 엘파바(신시아 에리보)와 자신의 진정한 본성을 발견하지 못한 글린다(아리아나 그란데), 전혀 다른 두 인물이 우정을 쌓아가며 맞닥뜨리는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을 그린 이야기로, 동명의 뮤지컬이자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뮤지컬 명작 '위키드'를 영화화한 작품이다.
뮤지컬 '위키드'는 2003년 10월 뉴욕 브로드웨이에서의 초연을 시작으로 영국, 호주 등 주요 국가는 물론 대한민국까지 상륙해 전 세계 6천만 명 관람, 50억 달러의 흥행 수익을 기록하고 토니상, 그래미상 등 100여 개 어워즈를 수상한 21세기 브로드웨이 최고 뮤지컬 대작으로 현재까지도 대표 뮤지컬로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먼치킨랜드 쓰롭 영주의 맏딸인 엘파바는 녹색 피부와 통제할 수 없는 신비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났다. 남들과는 다르다는 이유로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한 엘파바는 휠체어를 타고 생활하는 동생 네사로즈(마리사 보데)의 쉬즈 대학교 입학식에서 자신도 모르게 능력을 쓰게 된다.
엘파바의 숨겨진 힘을 가장 먼저 알아본 쉬즈 대학교의 총장 마담 모리블(양자경)은 엘파바를 입학시키고, 엘파바는 자신과 전혀 다른 성격과 취향의 글린다와 같은 방을 쓰게 된다. 본명이 갈린다인 글린다는 통제할 수 없는 자신감과 공주병 기질이 다분하지만, 기본적으로 착하고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졌다.
처음엔 서로에게 "밥맛"이라고 하며 싸우기 일쑤였던 두 사람은 점점 서로를 이해하며 마법 같은 우정을 쌓아간다. 그러던 어느 날, 엘파바는 마법사의 초대를 받아 에메랄드 시티로 가게 되는데, 이때 글린다도 동행한다. 두 사람은 그렇게 예상치 못한 위기와 모험을 마주하게 된다.
'위키드'는 그레고리 맥과이어가 1995년 발표한 베스트셀러 소설 '위키드: 사악한 서쪽 마녀의 삶과 시간들'을 원작으로 한다. 라이먼 프랭크 바움의 소설 '오즈의 마법사'의 내용을 비틀어 만든 판타지물이다.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 속 빌런으로 묘사된 서쪽 마녀 엘파바와 북쪽 마녀 글린다의 이전 이야기를 그리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초록색 피부를 가졌다는 이유로 어려서부터 놀림을 당하고 세상의 외면을 받아야 했던 엘파바는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랑해 주는 글린다를 통해 성장해간다. 세상의 편견에 맞서 앞으로 나아가는 동시에 서쪽 마녀라는 오명을 쓰더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두려움을 떨치고 날아오른다.
이 과정에서 엘파바와 글린다가 완성한 우정은 반짝반짝 빛이 날 정도로 아름답고 뭉클하다. 너무나 달라서 절대 친해질 것 같지 않았던 두 사람이 있는 그대로를 존중하고 교감하며 서로의 큰 힘이 되어주는 모습은 '위키드'를 지탱하는 가장 큰 힘이다. 세상에 이런 친구가 한 명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행복할까, 싶어서 부럽기까지 하다.
탄탄한 서사를 바탕으로 신시아 에리보와 아리아나 그란데가 부르는 뮤지컬 넘버는 황홀함 그 자체다. 전 세계가 사랑하는 명곡이자 '위키드'의 대표곡 중 하나인 'Defying Gravity'는 파트1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가슴 벅찬 감동과 울림을 선사한다. 또 아리아나 그란데의 'Popular'는 시시각각 변화는 핑크빛 화면과 역대급으로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시선을 압도한다. 이 외에도 도서관 신은 어떻게 촬영했나 놀라울 정도로 배우들의 역동적인 안무와 연출이 돋보인다.
제작진에 따르면 존 추 감독과 배우들은 보다 완성도 높은 장면을 만들기 위해 할리우드 최고의 제작진과 함께 노력해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환상적인 라이브를 완성했다고. 사전 녹음된 버전이 아닌 캐릭터의 감정선에 따라 라이브로 소화해 더욱 몰입도 넘치는 장면을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환상적인 마법 세계를 구현한 세트도 경이롭다. 오즈의 상징적인 땅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실제로 동부 영국의 노포크라는 광활한 대지에 900만 송이의 튤립을 직접 심었다는 것. 엘파바와 글린다가 탄 에메랄드 시티 익스프레스 또한 58톤의 무게를 자랑하는 거대한 기차를 시계 장치의 정밀함이라는 콘셉트와 녹색의 세련된 이미지를 결합해 탄생시켰다. 판타지를 더욱 판타지처럼 만든 '진짜'인 셈이다.
160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단 한번 시작하면 푹 빠져들 수밖에 없는 '위키드'다. 이렇게 완벽한 '위키드'에 딱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2025년 개봉될 파트2를 또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 기다림마저 설레겠지만.
파트1 11월 20일 개봉. 러닝타임 160분. 전체 관람가.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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