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잘있어 정년아, 내 하나 뿐인 왕자님."
tvN '정년이'에서 정년(김태리 분)의 절친이자 국극배우 주란으로 분한 우다비가 기억에 남는 대사를 꼽았다.
이 장면은 지난 16일 방송된 '정년이' 11회 엔딩이자, 주란의 마지막 장면이다. 정년을 꼭 안으며 마지막 인사를 전하는 주란의 모습에 정년과 주란은 물론, 시청자도 함께 울었다.
20일 오후 서울 중구 조이뉴스24에서 만난 우다비는 "항상 말을 참아왔던 주란이가 감정을 터뜨린 장면이라 기억에 남는다"라며 "그간 하고 싶었던 말을 함축해서 한 것 같다"고 전했다.
'정년이'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를 둘러싼 경쟁과 연대, 그리고 찬란한 성장기. 지난 17일 자체최고시청률 16.5%(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극중 우다비는 정년과 국극 무대에 함께 오르기를 약속한, 정년의 절친이자 매란국극단 연구생 홍주란 역을 맡았다. 내성적이고 소심한 듯 보이지만 한번 마음을 먹으면 주위를 놀라게 할 정도로 용감하고 강단이 있는 인물이다.
극 말미 가족의 강요에 의해 결혼한 주란은 마지막회 정년에게 편지를 보내 끝까지 정년을 응원했다.
우다비는 "마지막회를 보면서 '나 없이도 국극을 잘 올렸구나' 생각했다. 편지를 통해 느껴지는 아련함이 있지 않았나 싶다"라면서 "주란은 자신의 선택에 뒤돌아보지 않는 인물이다. 그래서 (국극단에) 돌아오지 않은 것은 주란에게 어울리는 엔딩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많은 시청자들은 주란이 파혼 후 국극단으로 돌아올 것을 추측했고 기대했다. 하지만 주란은 시대에 순응했고, 뜨겁게 열정을 불태웠던 국극배우의 꿈을 접었다.
"1950년대 시대상을 생각해볼 때, 주란이처럼 현실에 순응하는 선택이 보편적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아마 주란은 자신의 선택을 잘 받아들이고 살았을 것 같아요. 국극단의 빛나던 생활을 가슴에 품고 되새기면서 매순간 살아가지 않았을까요."
드라마에서 주란은 친구 정년을 향해 우정과 사랑의 경계를 넘나드는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낀다. 자신의 달라진 감정에 괴로워하던 주란은 정년을 점차 멀리하고, 결국 무대 위 파트너로 정년 대신 영서(신예은 분)를 선택하게 된다.
우다비는 "사랑이냐 우정이냐를 결단내릴 순 없다. 정말 그 시대 소녀라면 사랑이라고 자각조차 못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정보다는 깊은 관계였기에 혼란을 느낀 것 같다. 미묘한 선을 찾기 위해 현장에서 김태리,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우다비는 함께 호흡을 맞춘 '대 선배' 김태리, '학교 선배' 신예은에게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김태리는 꿈의 배우"라고 표현한 우다비는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설렜다"고 말문을 열었다.
"김태리는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굉장히 예리한 시선으로 모든 걸 생각하며 연기해요. 또한 촬영장 분위기 메이커이기도 했어요.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배우였고, '대배우란 이런 것'이라는 걸 느꼈어요. 정말정말 완벽했어요."
이어 신예은과 안양예고 동문이라고 밝힌 우다비는 "내가 1학년 때 신예은은 3학년이었다. 학교에서 가장 예뻤고, 늘 빛나는 존재였다"면서 "신예은과 호흡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나의 성장을 느꼈다"고 벅찬 감회를 전했다.
-[조이人]② 계속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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