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피가 섞이든 아니든, 마음을 나눈다면 충분히 따뜻한 가족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 그리고 다시 한번 가족을 돌아보며 그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울림과 재미 가득한 영화 '대가족'이다.
21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월드타워에서 영화 '대가족'(감독 양우석)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양우석 감독, 김윤석, 이승기, 박수영이 참석했다.
'대가족'은 스님이 된 아들(이승기) 때문에 대가 끊긴 만두 맛집 '평만옥' 사장(김윤석)에게 세상 본 적 없던 귀여운 손주들이 찾아오면서 생각지도 못한 기막힌 동거 생활을 하게 되는 이야기다.
'변호인', '강철비' 양우석 감독의 스크린 연출 컴백작으로 올겨울 따뜻한 가족 코미디를 예고한다. 여기에 대체불가 연기력의 배우 김윤석이 대한민국 대표 자영업자 함무옥 역을, 이승기가 주지 스님이 된 함무옥의 아들 함문석 역을 맡았다. 특히 이승기가 스님 역을 위해 삭발까지 감행해 화제를 모였다.
여기에 김성령, 강한나, 박수영, 최무성 등 연기 구멍 하나 없는 배우들의 다채로운 앙상블이 극적 재미를 한층 더 끌어올린다.
'대가족'의 미덕은 역시나 따뜻함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난로를 쬐고 있는 것처럼 훈훈하다. 마치 만둣국 한 그릇을 맛있게 먹고 나온 것 같이 마음까지 든든해진다. 유머와 감동 코드도 적절하게 섞였고, 캐릭터도 명확해 쉽게 극을 따라갈 수 있다.
무엇보다 김윤석이 그려낸 함무옥은 현실적이면서도 짠하고, 어떤 면에서는 귀엽기까지 하다. 김윤석의 현실 코믹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여기에 김성령과 형성한 케미가 일품이라 시종일관 두 사람의 로맨스를 응원하게 된다. 이승기는 특유의 착실한 이미지와 허당미를 오가며 극의 메시지를 충실하게 전한다.
이날 양우석 감독은 "요즘 가족의 형태, 의미가 많이 변했는데 많이 안 다뤄진 것 같아서 '대가족'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기를 2000년으로 잡은 것에 대해서는 "20세기와 21세기 경계선에서 우리 사회의 가족 변화를 보는 것이 어떨까 싶었다. 20세기에 살아가는 함무옥과 21세기 가족관에서 사는 우리의 중간을 봤으면 했다"라고 설명했다.
김윤석은 "함무옥은 초중반에는 인간적이지 않다. 결핍이 많은 인물이다. 그 또한 나의 모습을 투영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약한 모습을 투영했고, 결국은 피가 통하지 않아도 가족이 아닌가가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 역할을 맡았다"라고 말했다.
또 이승기는 "연기하는 내내 즐겁고 편했다"라며 "연기는 혼자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또 느꼈다"라고 말했다.
이어 "'대가족'은 영화 촬영장이자 교육의 현장이었다. 감독님도 얘기를 많이 나눠주시고, 제가 김윤석 선배님의 팬이다. 선배님과 연기할 기회가 있길 바랐는데 함께 할 수 있어 너무 좋았다"라며 "대한민국에서 가장 연기를 잘한다고 하는 한 분과 같이 호흡할 수 있다는 건 큰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또 그는 "도심에서 벌어지는 일도 많지만, 산이나 지방 곳곳 다니면서 촬영 이후에는 딱히 할 게 없다. 끝나면 방에 모여서 도란도란 술 한잔 기울이고, 선배님이 과거 연극 할 때의 얘기도 들려주셨다"라며 "자연스럽게 내일 촬영할 분량 얘기를 하게 되는데 도움이 많이 됐다. 제가 준비하고 생각한 것을 모두 잊게 할만큼의 연기를 해주셔서, 제가 이렇게, 저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안 들고 이끌리고 느끼는 대로 연기를 했던 것 같다"라고 김윤석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스님 역할을 위해 삭발을 감행한 것에 대해 "저는 양우석 감독님, 김윤석 선배님과 부자 관계만 보고 이 작품을 선택했다"라며 "삭발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삭발이 도전이라고 말씀해주셔서 생각해보니, 다른 배우가 했다면 대단한 선택이라고 생각할 것 같다"라고 덧붙이며 웃었다.
또 그는 "감독님의 주옥같은 글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포인트에서 볼 때마다 울컥한다"라며 "'부모에게 아이란 무엇인가. 신이다'라는 내레이션을 촬영할 때는 잘 몰랐는데, 실제 아이가 태어나고 보니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다시 한번 따뜻함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라고 고백했다.
김윤석은 이런 이승기에 대해 "흡수력이 좋고 적응력도 좋다. 상대 배우의 연기에 대한 리액션과 순발력이 좋다"라고 칭찬했다. 이어 "저에게는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전국을 다니면서 숙소에서 같이 한잔하면서 얘기도 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라고 회상했다.
박수영 역시 "이승기가 친화력이 좋다. 첫 작품인데 10년 동안 알아 온 것 같이, 감정을 훅 던져줘서 편하고 즐겁게 했다. 좋은 연기, 좋은 영화를 할 수 있었다"라고 이승기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대가족'은 촬영이 끝난 후 큰스님 역할을 맡았던 오영수가 강제 추행 혐의로 극에서 하차했고, 이순재가 대체됐다. 양우석 감독은 "큰스님 역할의 분량이 길거나 많지 않다. 오영수 배우가 못하게 되면서 어떤 분이 했으면 좋을까 했을 때 모든 분이 이순재 선생님이 최적임자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바로 연락드리고 대본을 드리면서 출연 의사를 물었는데 불과 이틀 만에 흔쾌히 해주신다고 하셨다"라며 "그래서 영화 속 그 대사를 들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몹시 안타까웠지만 전화위복이 되어서 이순재 선생님이 훌륭하게 빈자리를 채워주시고 큰 울림을 주셨다"라고 덧붙였다.
김성령은 언론시사회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극에서 감초 역할을 담당하며 존재감을 뿜어냈다. 김성령과 세 번째 호흡을 맞춘 김윤석은 "김성령 배우는 굉장한 능력이 있다. 상대를 무장해제 시킨다. 배려심이 있고 주변 분위기를 편하게 해줘서, 모두가 웃으면서 작업할 수 있게 하는 능력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성령 배우와는 나이가 보름 정도 차이가 나는데 정말 친하게 지냈다"라며 "후반에 뽀뽀하는 장면도 편했다. '눈 감고 가만 있을 테니 알아서 하라'고 했다. 너무 쉽게 했다. 처음엔 걱정했는데 편하고 행복했다"라고 남달랐던 케미를 자랑했다.
'대가족'은 오는 12월 11일 개봉된다.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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