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김양수 기자] '인간극장' MC 배(배영현)가 대기업 퇴사 후 사전MC가 된 과정을 전한다.
25일~29일 오전 7시50분 방송하는 KBS 1TV '인간극장'에는 '기쁨 두 배, 행복 두 배, MC 배입니다'를 외치는 MC 배가 출연한다.
KBS '불후의 명곡' '열린 음악회'의 녹화가 시작되기 전, 무대에 올라 객석의 분위기를 띄우는 MC 배. 대본 한 줄 없이 기발한 애드리브로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배영현 씨는 올해로 10년 차 사전 MC다. 카메라와 조명이 켜지고 본 녹화가 시작되면 무대에서 내려와야 하는 그림자 같은 역할이지만, 배영현 씨는 무대에 설 수 있는 지금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20대 시절부터 아마추어 진행자로 활동했던 영현 씨는 개그맨, 아나운서 시험에 줄줄이 낙방한 뒤, 한 케이블 방송사 광고영업부에 입사했다. 그러나, 사내에서 진행하는 행사에 매번 불려 다니면서 가슴 한편에 고이 접어둔 꿈이 다시 생각났던 영현 씨. 결국 8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사한 대기업을 3년 만에 퇴사하고 사전 MC가 됐다.
녹화 현장에서 사실상 가장 오랫동안 관객들과 대면하고 쉴 새 없이 빵빵 터지게 만드는 웃음 제조기이지만, 정작 화려한 조명이 켜지면 무대를 내려와야 하는, 그래서 TV 화면에는 절대 등장하지 않는 MC 배. 그러나 영현 씨는 마이크를 잡고 무대에 오를 때 가장 행복한 남자다.
아들이 사전 MC로 활약하는 음악 방송을 즐겨보는 아버지 배범승 씨는 TV 화면 뒤 보이지 않는 곳에 서 있을 아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하다. 영현 씨가 대기업을 그만두겠다고 했을 때 '때가 왔구나' 싶었다는 범승 씨는 불안정한 인생을 향해 나아가겠다는 아들을 차마 말릴 수가 없었다. 영현 씨가 다른 누구도 아닌 범승 씨를 붕어빵처럼 빼닮았기 때문이다.
젊은 시절 가수를 꿈꿨던 범승 씨는 나이 서른에 직장을 그만두고 노래학원에 다니며 음반 녹음을 준비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가족을 위해 꿈을 포기하고 대학병원 방사선사로 일하며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했던 범승 씨는 누구보다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아버지. 작은 역할이라도 아들이 TV에 고정 출연할 수만 있다면 아들의 매니저가 되어줄 생각이라는 범승 씨는 MC 배의 영원한 1호 팬이다.
한편, 10년 전 대기업을 그만두고 부표 같은 삶을 선택하면서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았던 영현 씨. 영현 씨의 첫 MC 데뷔 무대를 보러 왔던 어머니는 카메라 불이 꺼진 무대에 올라 고생하는 아들을 보기가 가슴 아파 그날 이후 아들이 서는 무대를 보러 가지 않는다. 이제는 개인 대기실도 배정받을 만큼 방송가에서 인정받는 사전 MC가 된 자기 모습을 꼭 보여 드리고 싶은 영현 씨는 과연 어머니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김양수 기자(lia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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