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정지원 기자] '트렁크' 공유 서현진이 '역대급 케미스트리'의 미스터리 멜로로 돌아온다.
26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넷플릭스 새 시리즈 '트렁크'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제작발표회에는 배우 공유 서현진 정윤하 조이건 김동원, 김규태 감독이 참석했다.
'트렁크'는 호숫가에 떠오른 트렁크로 인해 밝혀지기 시작한 비밀스러운 결혼 서비스와 그 안에 놓인 두 남녀의 이상한 결혼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멜로다. 사랑, 연민, 구원, 집착, 욕망, 외로움, 공허함 등 '기간제 결혼'에 얽힌 인물들의 복잡한 감정을 깊이 파고들며 그들의 관계를 밀도 있게 그려낼 예정이다.
김규태 감독은 첫 넷플릭스 시리즈 연출과 관련 "대본을 처음 보고 당혹스러웠다. 분명 재밌고 묘하고 문학적인데, 극중 인물 심리와 관계가 쉽게 간파되지 않더라. 궁금증에서 이 작품에 빠져들기 시작했고 이후 심리나 관계에 묘한 공감대가 쌓였다. 연출적으로 재밌을 거란 판단에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제안 받던 타이밍에 서현진 공유가 나와 비슷한 호감을 가지고 있다고 듣게 되면서 당연히 해야겠다 생각했다. 두 배우의 시너지가 기대돼서 연출을 마음껏 구사할 수 있을 것 같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서현진은 '트렁크'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직접적으로 써져 있지 않고 행간이 길고 여백이 많아서 끌렸다. 어떻게 표현하느냐, 누가 표현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 같아 결정했다"고 말했고, 공유는 "원작이 가진 기획 의도가 마음에 들었다. 사랑과 관계에 대한 얘기를 다른 결로 다루는 작품이 될 것 같았다. 보는 관점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아했던 오해영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돼서"라며 출연 비화를 전했다.
이어 정윤하는 "'트렁크'를 만나고 그 주제와 소재가 시사적이었다고 생각했다. 결혼 제도 안에서 남녀가 느끼는 감정이나 관점의 차이가 관계 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줬다고 봤다. 공유 서현진이 있어서 너무 하고 싶었는데, 감독님이 날 선택해 주셔서 감사히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이건은 "대본을 읽고 묘한 쾌감을 느꼈다. 평소에 하고 싶었던 연기가 윤지오 캐릭터 안에 많았다. 간절히 바라왔던 역할"이라 말했고, 김동원은 "'트렁크'는 독특한 설정과 요소가 현실적인 질문을 던지는 듯 했다. 답은 다르지만 끝엔 따뜻한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답했다.
'트렁크'는 과감한 소재와 기발한 상상력으로 주목받은 김려령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연출한 김규태 감독과 '화랑' 등을 집필한 박은영 작가가 의기투합해 파격적이고 감각적인 미스터리 멜로를 전한다.
김규태 감독은 '기간제 결혼'이라는 소재에 대해 "조금 자극적인 주제 아닌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트렁크'는 비현실적인 상황에서 현실적인 걸 찾는 주제적인 부분에서의 설정값이다"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출연 배우들은 캐릭터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현진은 노인지에 대해 "소라게 같은 여자다. 말랑한 내면을 딱딱한 외피로 잘 감추고 사는 여자"라 설명했고, 공유는 한정원에 대해 "정원은 본능적으로 딱하게 느껴졌다. 정원은 어릴 적 사건으로 트라우마가 생겼고 세상으로 단절된 느낌으로 사는 인물이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외롭고 피폐한 삶을 살고 있지만, 본인이 인지를 못하고 있다. 그 점이 더 연민으로 느껴졌다"고 밝혔다.
조이건은 "현장 갈 때마다 두렵고 낯설고 신기했고 어설펐다. 선배님이 짜증이나 화 없이 친절하게 팁을 주시면서 이끌어주셨다. 매번 감사함을 느꼈다. 특히 감독님은 눈높이 교육을 시켜줬다"고 말했고, 김동원은 "엄태성은 미스터리하고 수상한 인물이다. 연기할 땐 오히려 그런 생각을 하지 않고 했다.
이날 김규태 감독은 서현진 공유의 연기에 대해 엄청난 만족감을 드러내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규태 감독은 "너무 행복했다. 기대 이상이었다. 복이 많은 감독이라 생각했다. 두 사람은 연기 고수들이다. 모든 부분에서 월등하다. 두 사람이 작업할 때 진짜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서로를 배려해주고 격려, 조언해주더라. 그렇게 두 사람의 하모니가 나왔다. 사랑스러운 커플, 배우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서현진의 '트렁크'의 묘한 톤 앤 매너를 통해 영감을 받았다. 접신의 경지까지 갔다고 생각한다. 저렇게 몰입도를 가지고 에너지를 뿜을 수 있나 하며 감탄했다"며 "공유의 기존 아우라 속에서 결핍 있는 인물을 표현할 때 '어울릴까' 싶었고 어떻게 표현할 지 궁금했다. 좋은 결로 업그레이드 되고 변화하고 덧대지는 느낌이 들었다"고 평했다.
김 감독은 "공유는 연기에 대한 순수함이 있다. 현장을 즐기고 잘 놀고 극중 인물에 유려하게 합체했다. 연기 톤이 자연스럽고 과하지 않고 리얼하다. 순수미 자연미가 있고 테크닉이 없나 싶기도 했는데, 오히려 고수의 테크닉을 보여주더라. 왜 공유 공유 하는지 알겠더라"고 극찬했다.
김규태 감독은 배우들의 노출신 연출에 대한 질문을 받고 "톤 앤 매너 자체가 비현실적 설정값을 가지고 현실적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베드신은 인물 캐릭터나 감정선을 표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이었다. 자극적인 요소로 사용하진 않았다. 작품적으로 필요해서 적정한 수준으로 담아냈다"고 말했다.
공유와 서현진 역시 베드신 촬영과 관련, 우려가 없었냐는 질문을 받았다. 서현진은 "캐릭터 설명을 위해 필요한 부분이면 불필요한 만큼을 요구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크게 문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유는 "(베드신보다) 오히려 혼자 샤워하는 장면이…. 급하게 관리가 안 돼 있다가 부랴부랴 2주 동안 풀만 먹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서현진은 "내가 생각하는 '트렁크'는 결혼의 가치에 대해 도전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연애를 하다보면 좋은 감정도 있지만 심연의 감정도 있지 않나. 그걸 캐릭터에 부여해서 극대화했을 때 서로 살리고 죽일 수 있을거라 생각해 만들어진 드라마"라며 "결혼 제도에 대해 옳고 그름을 논하는 드라마는 아니다. '기간제 결혼'은 장치로만 생각해 달라"고 말했다.
이어 서현진은 "관전포인트는 공유의 얼굴과 연기력이다. 우리 드라마의 촬영, 조명, 미술, 음악 감독님이 정말 좋았다. 그래서 많이 배웠다. 풍성하고 아름다운 앵글, 미술, 음악이 또다른 볼거리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공유는 "보통의 다른 드라마와 달리 대사를 곱씹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드라마를 포장하고 있는 외형, 극적인 설정들에 현혹되지 마시고 이면의 얘기를 눈여겨 봐 달라. 그럼 이 드라마가 더 재밌게 느껴질 것이다. 사랑과 관계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한다. 보는 분들도 그렇게 받아들여 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트렁크'는 11월 29일 공개된다.
/정지원 기자(jeewonjeong@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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