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배우 배현성이 '조립식 가족'으로 성장형 배우임을 제대로 입증했다. 계속 지켜주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로 사랑스럽고 귀여운 매력을 발산했다. 전보다 훨씬 묵직하고 성숙해진 연기력도 돋보였다. 애틋한 가족애와 설렘을 유발하는 로맨스까지, '조립식 가족' 안에서 반짝반짝 빛난 배현성이다.
지난 27일 종영된 JTBC 수요드라마 '조립식 가족'(극본 홍시영/연출 김승호)은 10년은 가족으로 함께 했고, 10년은 남남으로 그리워했던 세 청춘이 다시 만나 펼쳐지는 로맨스다. 중국의 인기 드라마 '이가인지명'이 원작이다.
배현성은 천성이 밝고 긍정적인 매력의 강해준 역을 맡아 황인엽, 정채연 등과 연기 호흡을 맞췄다. 농구로 성공해 자신을 키워준 아빠 정재(최원영 분)에게 고마운 마음을 다 갚겠다는 마음을 먹었고, 친부(이종혁 분)를 따라 미국에 갔다가 다리 부상을 당해 농구를 그만뒀다.
10년 후 다시 주원(정채연 분)의 집으로 돌아온 해준은 그토록 그리워했던 엄마(백은혜 분)와 재회했고, 자신을 좋아하는 박달(서지혜 분)과 연인 사이로 발전했다. 그리고 진짜 가족을 얻으며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다.
배현성은 가족 간의 복잡한 감정선과 성장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청량하고 밝은 에너지부터 슬픔과 고뇌가 담긴 가슴 절절한 눈물 연기까지,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 호평을 얻었다. 다음은 배현성과 나눈 일문일답이다.
- 마지막 회를 다 같이 봤다고 들었는데 어땠나?
"오랜만에 다들 만나서 보니까 재미있었다. 다 같이 보니까 진짜 끝나는 느낌이 들면서 슬펐다.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많이 참았다."
- 마지막 촬영 메이킹 영상에서도 보니까 모든 배우가 엄청나게 울었더라. 물만두가 됐더라.(웃음)
"사실 저는 그날 괜찮았다. 그런데 마지막에 가족사진 찍는 장면을 촬영하는데 감정이 확 올라왔다. 사진을 찍을 때 셋 얼굴을 잘 보면 눈이 다 그렁그렁해서 웃고 있다. 셋이 눈만 마주쳐도 울려고 했다. 캐릭터가 어릴 때부터 친한 사이고 많이 친해졌다 보니 마지막에 보내기가 쉽지 않았다. 다들 몇 주 전부터 힘들어했다."
- 정채연 배우는 인터뷰에서 마지막 회 대본이 나오자마자 헤어진다는 생각에 그때부터 촬영장 가기 싫었다고 하더라.
"마지막 회 대본이 나왔을 때 보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서 슬픈 것이 있었다. 그런데 저는 그것보다 일주일씩 나오는 촬영 계획표가 마지막으로 나왔을 때 더 크게 와닿는 것이 있어서 가장 슬펐던 것 같다."
- 사투리는 물론이고 7개월 동안 농구 연습을 하는 등 많은 노력과 준비를 했던 작품이다. 어땠나? 특히 사투리가 어색하게 느껴지지 않았고, 포인트도 잘 살렸던 것 같다.
"준비하면서 가장 걱정이 됐던 것이 사투리다. 처음부터 끝까지 써야 하는 인물이다 보니, 저의 사투리로 인해 드라마의 몰입을 깨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던 것도 있다. 걱정됐던 포인트였는데 잘 봐주셔서 다행이다."
- 해준의 학창시절 헤어스타일에 대해 멋있어 보이고 싶어서 선택한 것이라고 했다. 보는 입장에선 여전히 귀여웠지만, 드라마 방영이 끝난 지금 어떤가? 만족하나?
"저는 그렇게 자른 건 만족한다. 머리를 짧게 자르면서 해준이 캐릭터가 더 플러스가 된 것 같다. 농구선수이고 활발해 보이기도 해서 잘한 선택이지 않았나 싶다. 지금까지 그렇게 짧은 머리를 보여준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좋았던 것 같다."
- 편하기도 했나?
"확실히 편하다. 처음에는 어색함이 많았다. 지금 상태에선 앞을 보면 시야에 머리카락이 있는데, 짧았을 때는 시야가 넓어진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적응되고 나니까 머리가 빨리 마르고 편했다. 옆머리를 짧게 치다 보니 거의 일주일에 한 번씩 계속 밀었다."
- 농구 실력은 많이 늘었나?
"제가 습득력이 빠른 편이지 않나 싶다. 다들 열심히 가르쳐주셨고, 감독님도 열정적으로 찍어주셨다. 편집도 멋있게 해주셔서 농구 장면이 제 실력보다 배는 더 잘 나온 것 같다."
- 해준이가 달이 마음을 계속 몰라주고 해서 너무 답답했다. 연기하면서는 어땠나?
"연기하면서는 답답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제가 해준이라는 인물로 살아서 그런지 그렇지 않았는데, 방송을 보면서는 몇 번 그런 장면이 나오다 보니 문득 '아, 답답하다'라는 생각이 들더라."
- 한 번 정도는 산하가 아닌 나? 라는 생각을 해볼 수도 있지 않나? 기본적으로 인기가 많은 캐릭터인데, 왜 그렇게 달이가 산하를 좋아한다고 굳건히 믿을 수 있나?
"그래서 작가님이 그런 대사를 넣었던 것 같다. 해준이는 직접적으로 말해야 한다고."
- 조금 빨리 마음을 알아줬으면 했는데 결국 마지막에야 알게 됐고, 달달한 장면도 너무 짧게 나와서 아쉽더라. 특히 농구하다가 뽀뽀하던 장면을 시청자들도 많이 좋아하던데, 그 장면은 어떻게 촬영했는지 궁금하다.
"감독님, 지혜 누나와 많은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인엽 형이 옆에서 어떻게 찍을 거냐고 물어보기도 했다. 밥 먹고 얘기하는 자리에서 "어떻게 찍을 거냐" 물어보고 서로 리허설을 도와줬다. 촬영하다가 쉴 때 농구공을 들어서 "뺏어봐"라고 해보기도 하고, "이게 더 재미있겠다" 하면서 그 장면을 만들었다."
- 서지혜 배우와의 호흡은 어땠나?
"지혜 누나가 리액션이 진짜 좋다. 해준이와 달이 장면에서 해준이가 본인도 모르는 플러팅을 많이 한다. 그래서 달이가 놀라는 장면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잘 살릴까 생각하다가 지혜 누나에게는 "지금 앞으로 한 발자국 갈 거야"라고만 하고 얼마큼 갈지는 정확하게 얘기를 안 했다. 예를 들어서 머리를 제가 살짝 치는 장면이 있다. 그러면 "내가 머리를 칠 건에 어떻게 칠지는 몰라"라고만 한다. 감독님께는 다 얘기한다. "제가 머리 이렇게 툭 치고 앞으로 좀 많이 갈게요"라고. 그래서 지혜 누나가 놀라는 장면에서 진짜 반응이 나오게, 장난을 섞은 것이 있다."
- 그러면 진짜 해준의 마음은 무엇이었나? 고백하기 전까지는 진짜 동생 친구가 끝이었나? 그러기에는 해준이가 달이를 계속 찾는데, 마음이 없다면 그럴 수 없지 않나 싶더라.
"해준이는 힘든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친구가 석훈이, 그리고 달이였다. 산하, 주원이와 너무 친하지만, 가족 얘기를 다 알고 있으므로 오히려 못하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달이다. 달이는 똑똑하기도 하고 늘 현명한 대답을 해준다. 그런 과정에서 해준이도 본인도 모르게 스며들지 않았을까 싶다."
- 그렇다면 고백을 받아들이고 만나보자고 했을 때, 관계의 터닝포인트가 생기는 지점이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했을 것 같은데 어떻게 표현하려고 했나?
"해준이가 달이의 얘기를 그렇게 자세히 듣는 건 처음이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달이에게 서서히 감정이 바뀌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래서 눈을 안 떼고 계속 쳐다본다거나 말을 하고 있는 달이를 좀 더 살피려고 했다. 점점 좋아하는 감정을 보여주려 하면서 담담하게 고백했다."
- 애드리브도 많이 했나? 혹시 생각하는 아이디어, 애드리브가 있다면 꼽아달라.
"산하랑 둘이 술 엄청 먹고 잔 날, 주원이가 깨우러 오는데 리얼하게 살리고 싶어서 양말을 반쯤만 벗고 슬리퍼를 손에 끼워 넣었다. 또 산하 어머니가 소희와 둘이 집에 왔을 때 쟁반을 옆구리에 끼고 있다. 의지할 것이 이거뿐이라는 느낌을 줬다. 산하 어머니가 가족끼리 하는 얘기에 끼지 말라고 했을 때 뭔가 좀 귀엽게 퇴장하고 싶었다. 그래서 한 바퀴 빙글 돌면서 나간다. 그런 동작들을 살리면 해준이 캐릭터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달이와는 미국 간다고 얘기할 때 도시락을 먹는다. 그때도 해준이는 동생 챙겨주는 것처럼 라면을 섞어서 달이에게 준다."
- 그런 게 다 플러팅이다.(웃음)
"하지만 그땐 동생 친구니까 그랬던 거다.(웃음) 초반에 달이에게 "주원이 친구 아니냐"라고 하는 장면이 있다. 제가 뒤로 스윽 가서 달이와 앞을 바라보다가 "뭐하노"라고 한다. 이 장면도 그냥 바로 앞에 가서 얘기하며 설레는 포인트가 조금 아쉬울 수 있으니까 달이가 앞을 보고 있으면 뒤에 가서 같은 방향을 보다가 놀라게 하면 더 귀엽게 나올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린 거다."
- 이 장면도 시청자 사이 설렌다고 화제가 많이 됐다. 그냥 지나갈 수 있는 행동이지만 좋아하는 마음이 있는 사람에겐 엄청난 심쿵 포인트가 될 만한 장면이다.
"마지막회 방송을 보는데 엄마가 정재 아빠 칼국숫집을 찾아가서 "저는 요리 못한다"라고 하면서 노력해보겠다고 하지 않나. 그 장면 보면서 문득 '해준이 엄마 닮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정재 아빠 마음을 설레게 하는 말을 하니까 '해준이 엄마 닮았네' 했다.(웃음)"
/박진영 기자(neat2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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