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뉴스24 박진영 기자]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 맥스다. 서사도, 연기도 살벌하다. 강렬하게 휘몰아치는, 참 잘 만든 스릴러 '침범'이다.
5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영화 '침범'(감독 김여정 이정찬) 언론배급시사회가 진행됐다. 현장에는 김여정, 이정찬 감독, 배우 곽선영, 권유리, 이설이 참석했다.

'침범'은 기이한 행동을 하는 딸 소현으로 인해 일상이 붕괴되고 있는 영은(곽선영)과 그로부터 20년 뒤 과거의 기억을 잃은 민(권유리)이 해영(이설)과 마주하며 벌어지는 균열을 그린 심리 파괴 스릴러다.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의 오늘-파노라마 섹션을 비롯해 하와이국제영화제, 홍해국제영화제, 피렌체 한국영화제 등에 초청되며 2025년 가장 밀도 높은 스릴러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곽선영은 남들과는 다른 7살 딸 소현(기소유 분)을 홀로 키우며 딸의 위태로운 행동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은 역을 맡아 복합적인 감정을 설득력 있게 그려냈다.
권유리는 어릴 적 트라우마를 안겨준 사건 이후, 사람을 믿지 않고 경계하며 마음의 벽을 허물지 않는 민을 밀도 있게 연기했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해영으로 인한 혼란스러운 감정을 무게감 있는 연기로 표현했다.
이설은 민의 일상에 갑자기 나타나 미묘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해영을 연기했다. 해맑은 얼굴로 어디로 튈지 모르는 해영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강렬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기소유는 설명할 수 없는 기이한 행동을 하는 7살 소현으로 분해 숨 막히는 긴장감을 형성했다.
![배우 곽선영-기소유-이설-권유리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침범' 무대인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14cac4981ea59d.jpg)
이날 곽선영은 "각 캐릭터가 뚜렷하고 목표도 명확해서 그 안에서 움직일 수 있었다. 캐릭터의 상황도 명확하다"라며 "상황에서만 충실하면 해결이 되는 작업이었다. 특별히 준비하지 않아도 가능한 좋은 시나리오였다"라고 시나리오의 높은 완성도를 언급했다.
권유리는 "웹툰이 있어서 사전에 콘티가 있는 느낌이었다. 구체화하는데 도움이 됐다"라며 "프리 프로덕션을 할 때 이설 배우와 굉장히 자주 만나서 연극 준비하듯이 신 바이 신으로 동선도 맞추며 연습을 했다"라고 전했다.
이설은 "감독님 두 분과 집이 엄청 가까웠다. 도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라서 준비하는 내내, 촬영하면서도 자주 만나서 대화를 나눴다"라며 "유리 선배님과도 자주 만나 합을 맞췄다. 감독님이 추천해준 영화도 보면서 '이런 방향성을 원하는구나', '잘 따라가려면 할 수 있는 건 뭘까' 고민하면서 촬영했다"라고 말했다.
김여정 감독은 곽선영에 대해 "드라마스페셜에서 보고 반했다. 너무 좋아했다. 그래서 필모그래피를 계속 따라가다 보니, 극에서 밝고 활기찬 이미지를 많이 맡았는데 냉미녀 느낌이 있다. 그 부분으로 함께 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함께 해 영광이다"라고 남달랐던 마음을 표현했다.
또 "기소유 배우는 성인 배우 못지않은 감정 연기를 한다. 어려운 역할이다 보니 기소유 배우 아니면 안 될 것 같더라. 같이 해서 좋았다"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배우 곽선영-기소유-이설-권유리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침범' 무대인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ccdbc5d99d13b3.jpg)
이정찬 감독은 "권유리는 소녀시대 멤버로 세계적인 인기를 가지고 있는 스타이지만, 처음 만났을 때 자연인으로서의 느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라며 "털털하면서도 뭔가 모르게 탑 연예인으로 살다 보니 외로움도 느껴지더라. 남들은 모르는 자기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민과 어울리겠다. 톤도 묵직함이 있었다. 이미지를 바꿔보고 싶어서 캐스팅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설은 독립 예술 영화에서 많이 활동했다. 연기력이 좋은 건 익히 알았는데 반전 이미지를 느꼈다. 시크하고 단아한 인상인데 만나보니 귀엽고 통통 튀는 매력이 있다"라며 "웃을 때는 아기 사자, 고양이상이다. 해영처럼 무언가를 감추고 있는 이미지에 어울릴 것 같아서 제안했다"라고 고백했다.
곽선영은 스릴러 장르를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그는 "스릴러를 무서워하고 공포 영화를 무서워하는 제가 스릴러 장르에 도전하게 됐다"라며 "사실 영화가 무겁고 차분한 무드이지만 촬영 현장은 즐거웠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을 때 어려웠다거나 두려웠다는 건 없다. 즐겁게 촬영했고 무서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반면 권유리는 "저는 스릴러를 굉장히 좋아한다. 심리, 파괴, 추적, 추리를 가장 좋아한다"라며 "빼놓지 않고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본다. 이슈나 기사도 찾아보고 채널도 찾아보는 것이 취미다"라고 밝혔다. 이어 "영화 장르도 끝까지 몰입감을 주는 장르를 좋아한다. 무조건 깜짝 놀라게 하거나 귀신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 추리하고 추적해서 '그래서 누구라는 거야?'라는 궁금증과 긴장감을 일으켜서 손에 땀이 나는 장르를 좋아한다"라고 고백했다.
![배우 곽선영-기소유-이설-권유리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침범' 무대인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a6dc298fbb2197.jpg)
또 그는 "그 장르 속 인물이 되어서 같이 작업을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았다"라며 "시나리오를 단숨에 한번에 쭉 읽었다. 즐거웠다. '이게 어떻게 영상으로 될까' 너무 궁금했다. 작업하는 내내 매우 흥미진진했다"라고 밝혔다.
이설은 "'어바웃 타임'처럼 진실한 사랑 이야기를 좋아한다. '겨울왕국' 같은 동화를 더 좋아한다"라며 "지독한 사랑 이야기라고 받아들이면서 했다. 봐주시는 분들은 '스릴러 장난 아니네'라고 느껴주시면 기쁠 것 같다"라고 남다른 소회를 드러냈다.
특히 이설은 "해영은 그 누구보다 있는 그대로 사랑받길 원했다고 생각했다. 그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을 잘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상상하기 어려운 행동을 했던 것 같다"라며 "어떻게 보면 도드라지는 특색이 있는 캐릭터일 수 있지만 저만의 입체성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해영이가 느꼈을 슬픔이나 절망, 외로움을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중점을 뒀던 바를 언급했다.
권유리는 "처음 영화를 보고 좀 많이 울었다. 저는 모든 인물에 공감이 되고 안쓰러움이 있었다"라며 "영화에서 말하고 있는 가족과 모성애, 일상의 균열을 일으키는 침범이라는 키워드는 생각해볼 법한 주제다. '내가 저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부단히 하면서도 안쓰럽다는 감정이 먼저 생겼다"라고 많은 부분을 이해하고 연기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엄마이기도 한 곽선영은 "애증 같은 감정이다. 저렇게까지 힘든 상황에서 무엇을 위해 저러나 했을 때, 보통의 삶을 지키기 위해서인 것 같다"라며 "뚜렷한 목표는 모성애를 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원래 삶으로 돌아가서 평범한 삶을 살고 싶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이해하는 것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한다. 그는 "실제 아이 엄마지만, 육아 경험이 연기에 도움이 되지는 않은 것 같다. 상황이 너무나 다르다"라며 "다만 도움이 되었다고 하는 부분은 기소유 배우와 가까워지는 시간이다. 엄마라서 도움이 된 것이 있다. 촬영할 때 힘들거나 기다려야 하는 순간 아이를 다룰 수 있는 사람이 저뿐이었다. 아이와 함께 놀면서 많이 가까워졌다"라고 전했다.
![배우 곽선영-기소유-이설-권유리가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침범' 무대인사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정소희 기자]](https://image.inews24.com/v1/ffca9e4f178289.jpg)
쉽지 않은 극한의 연기를 한 기소유에 대해 김여정 감독은 "촬영할 때는 7살이고 현재는 9살이다. 당연히 전문가의 자문을 받았다. 자극적인 건 전달하지 않으려 상황별로 설명했다. 감정 이입을 하는 걸 경계하면서 설명했다"라며 "스태프들도 주의를 기울였다. 소유 어머니도 정말 많은 도움을 줬다. 계속 소통하면서 의견 조율하고 피상적인 디렉팅을 했다. 영화에서 영향을 받지 않도록 신경 썼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선영 선배가 도움을 많이 줘서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라고 감사의 인사를 건넸다.
후반 권유리와 이설은 격렬한 몸싸움을 펼치며 대립한다. 이에 대해 권유리는 "원테이크로 갈 수밖에 없었다. 충분한 리허설을 하고 촬영하는데도 긴장한 상태였다"라며 "격렬하게 해야 하기도 하고 신경이 날카롭게 고조됐다. 긴장되긴 했는데 그래도 무사히 원테이크로 끝나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이설은 "언니의 저력을 느꼈다. 두려움이 컸는데 어떤 두려움보다 언니를 다치게 하거나 사고가 나면 안 된다고 걱정이 많았다. 언니가 반사신경, 운동신경이 좋다. 다 잘 피하고 때려줬다. 그래서 용기 있게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에 권유리는 "친절하게 때려주셨다"라고 웃으며 말하고는 "같이 액션스쿨에서 연습할 때도 워낙 운동 잘하더라. 앞구르기, 뒤구르기를 잘한다. 그때 서로를 믿고 가감하게 몸을 던질 수 있었다. 마음에 들게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설 또한 "진짜 좋아하는 장면이다. 언니 눈을 보고 믿고 했다. 눈에 강한 확신이 있어서 두렵지 않았고 잘할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침범'은 3월 12일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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