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전관왕을 노렸던 전북 현대의 꿈이 수원 삼성이라는 벽에 가로막혔다.
수원은 18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0 하나은행 FA컵' 8강 전북과의 경기에서 곽희주와 염기훈의 연속골로 2-0으로 승리, 4강에 오르며 디펜딩 챔피언의 자존심을 지켰다.
지난해 4강에서 전북을 만나 3-0으로 승리한 후 우승까지 차지했던 수원은 다음달 29일 대진 추첨을 통해 4강전을 치른다. 수원은 FA컵에서 전북과 다섯 차례 만나 4승1무(승부차기 포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다.
라이벌간 벼랑 끝 승부라는 관전 포인트 외에도 수원 삼성의 초대 사령탑을 맡았던 김호 전 감독의 애제자간 겨루기라는 점은 경기를 보는 재미를 두 배로 만들었다. 수원 윤성효 감독과 전북 최강희 감독은 수원에서 선수와 코치로 한솥밥을 먹은 인연도 있다.
양 감독의 전술은 비슷했다. 플랫4를 기반으로 세밀한 패스와 미드필드를 거치며 공격을 전개해 정지된 상황이 아니고서는 쉽게 골이 나지 않았다.
전반 초반 공격 주도권은 수원이 잡았다. 투톱 다카하라와 신영록이 한 차례씩 슈팅을 시도하며 권순태가 부상으로 빠진 전북의 골문을 공략했다. 전북은 권순태 대신 2008년 K리그에 입문해 세 시즌 동안 단 두 경기 출전에 불과한 김민식 골키퍼가 나서 최후방에서 선수들을 지휘했다.
수원의 공세에 전북도 '친정'을 상대하는 루이스를 앞세워 선제골 싸움을 했다. 루이스는 현란한 발재간으로 미드필드에서 수원의 수비진을 현혹하며 골을 넣겠다는 의지를 슈팅으로 표현했다.
36분 수원의 선제골이 터졌다. 2006년 전북을 통해 K리그에 입문했던 염기훈이 오른쪽 측면에서 연결한 프리킥을 수비수 곽희주가 김상식과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머리로 밀어 넣었다.
올 시즌 전관왕을 목표로 세웠던 전북은 동점골을 넣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쉽지 않았다. 슈팅은 수원 선수들의 몸에 맞고 나오거나 골문 위로 향하는 등 조급함이 겉으로 드러났다.
후반 시작과 함께 전북은 공격수 로브렉을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공격에 올인한 전북은 10분 에닝요의 프리킥이 오른쪽 옆 그물을 맞고 나오는 등 운마저 따르지 않았다.
오히려 후반 20분 곽희주와 신영록에게 위협적인 슈팅을 허용하는 등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장면을 보여줬다. 최강희 감독은 32분 마지막 카드로 공격과 수비를 겸할 수 있는 장신의 심우연을 루이스 대신 투입해 한 방을 노렸다.
35분 전북에 행운이 찾아왔다. 골을 넣은 수원의 곽희주가 로브렉을 걸어 넘어뜨리며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한 것, 수적으로 우세가 된 전북은 오로지 공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42분 미드필더 김상식이 경고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경기는 꼬여만 갔고 후반 추가시간 염기훈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한편, 전남 드래곤즈는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광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올 시즌 K리그 신인왕 후보인 지동원의 결승골로 2-1로 승리했다. 2006, 2007년 두 시즌 연속으로 우승한 이후 3년 만의 4강행을 이뤄냈다.
전남은 전반 13분 광주 최원권의 자책골로 앞서갔다. 그러나 26분 최성국에게 골을 내주며 경기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이 때 등장한 해결사가 바로 지동원이었다. 지동원은 후반 40분 결승골을 넣으며 승리를 이끌었다. 5골로 FA컵 득점 선두에 오르는 등 전남의 중심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부산 아이파크는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연장 전반 6분 박희도의 크로스를 받아 양동현이 헤딩으로 역전 결승골을 터뜨리며 2-1로 승리했다.
조이뉴스24 수원=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사진 최규한기자 dreamerz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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