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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러 나가란 아들들 덕분" 윤여정, 싱글맘 배우 55년만에 거둔 쾌거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
배우 윤여정이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사진=후크엔터테인먼트 인스타그램 ]

윤여정이 2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유니언스테이션에서 열린 제93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

74세의 나이에 아름다운 백발로 무대에 선 윤여정은 "일하러 나가란 두 아들들 덕분에 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지난 세월을 압축하는 수상소감을 밝혔다. 널리 알려진 사실처럼 가수 조영남과 이혼 후 두 아들을 홀로 양육하며 윤여정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연기를 할 수 밖에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생활연기자로 꾸준히 오랜시간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온 그는 드라마 100편, 영화 36편에 얼굴을 비쳤다.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중년 이후 빛을 발하며 무르익은 개성과 연기력을 선보여 왔다.

앞서 윤여정은 1966년 TBC 3기 공채 탤런트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데뷔 5년만인 1971년 드라마 '장희빈'에 출연, 스타 탄생을 알렸다. 이후 드라마 '사랑과 야망' '사랑이 뭐길래' '목욕탕집 남자들' '맏이' '꼭지' '네 멋대로 해라' '내 마음이 들리니' '넝쿨째 굴러온 당신' '디어 마이 프렌즈' '두번은 없다' 등에서 주연으로 활약했다.

윤여정은 한인 가정의 손주들을 돌보러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사진=판씨네마]
윤여정은 한인 가정의 손주들을 돌보러 한국에서 온 할머니 순자를 연기했다. [사진=판씨네마]

2013년엔 나영석 PD와 손잡고 '꽃보다 누나'를 선보였고, 이후 '윤식당' 시즌1, 2, 그리고 '윤스테이'로 더욱 친근한 이미지를 쌓았다.

데뷔작인 김기영 감독의 1971년작 '화녀'에서윤여정은 시골에서 상경해 부잣집에 가정부로 취직했다가 주인집 남자의 아이를 낙태하는 여자 역을 연기했다. 이 작품으로 윤여정은 대종상 신인상,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 스페인 시체스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여우주연상 등을 수상했다.

이후 '바람난 가족'(2003), '여배우들'(2009), '하녀'(2010), '돈의 맛'(2012), '죽여주는 여자'(2016), '그것만이 내 세상'(2018), '지푸라기라도 잡고싶은 짐승들'(2020) '미나리'(2020)에 이르기까지 꾸준히 작품활동을 해 왔다.

도회적이고 개성있는 신세대 여성의 전형으로 영화계를 누비던 윤여정은 1974년부터 10여년간 연기 공백을 갖기도 한다. 가수 조영남과 함께 결혼 후 미국행을 선택한 것. 하지만 12년 후 그는 조영남과 함께 돌아왔고, 이혼을 결정했다. 그리고 두 아이의 양육을 위해 경제활동을 이유로 다시 복귀했다.

오스카를 품에 안은 윤여정은 유창한 영어로 그간의 연기활동을 함축적으로 표현한 수상소감을 유머러스하게 전했다. 윤여정은 수상을 위해 단상에 오르자마자 '미나리'의 제작자 브래드 피트를 보고 "드디어 만나게 됐다. 반갑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 있었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윤여정은 "내 이름은 '윤여정'이다. 유럽에서는 '여영', 어딘가에선 '유정'이라 부르는데, 오늘은 여러분 모두를 용서하겠다"고 재치있게 말하며 수상소감을 이어갔다. 윤여정은 "나의 두 아들에게 고맙다. 나를 일하러 나가게 만든 아이들의 잔소리 결과가 이 상이다. 고맙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정명화 기자(so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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