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사건의 마지막 임무는 피해자 마음을 살피는 일이죠"


(인터뷰)이승호 천안동남경찰서 경위 …전국 베스트 피해자보호관에 선발

[아이뉴스24 이숙종 기자] 지난 10월 충남 천안지역에서 홀로 살고 있던 60대 여성 A씨는 한밤 중 무단으로 침입한 외국인 B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상해를 입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져 생사를 오가는 치료를 받아야했지만 검거된 B씨는 불법체류자로 출입국사무소를 거쳐 본국으로 강제 출국됐다.

이처럼 가해자가 본국으로 돌아가버렸기에 피해자로 치료비 등 경제적 문제 해결이 시급했으나 피해를 호소할 곳이 사라져 막막한 처지가 될 수 밖에 없었던 A씨에게 구원의 손길이 나타났다.

치료비 등 경제적인 문제 뿐아니라 심리적 불안감을 호소하며 막막한 처지에서 A씨에게 손길을 내밀어 준 사람이 천안동남경찰서 형사팀 이승호 경위다.

이 경위는 사건 담당 팀장으로 A씨 사건을 조사를 하면서 피해자의 안타까운 사정을 알게 되자 적극적으로 심리치료 및 치료비 지원 방안을 찾아나서 A씨의 안정을 도왔다.

이승호 경위가 피해자보호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경찰청은 2015년부터 청문감사인권관실에 피해자보호 전담 경찰관을 두고, 수사부서 및 지구대·파출소 계(팀)장을 피해자보호관으로 지정해 상담 및 보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피해자 보호는 형사절차에 대한 지원·조력뿐 아니라 피해 회복을 통해 일상생활 복귀를 위한 지원을 포함하는 개념이다. 사안에 따라 치료비, 장례비 등 경제적 지원, 심리상담, 회복적 대화 등 심리적 지원, 신변보호 등을 돕는다.

◆ 사건 해결의 마지막 임무...'피해자들에게 마음을 쓰는 일'

이 경위는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16일 경찰청 개최 ‘범죄피해자 보호·지원 제도 발전을 위한 학술대회’에서 전국 베스트 피해자보호관으로 선발돼 경찰청장 표창을 받았다. 충남에서는 유일한 수상자다.

이 경위는 "사건 수사 과정에서 피해자보호를 위한 마음은 팀원들 모두 갖고 있으며 이번 수상은 우리 모두가 받은 상이라 생각한다"며 "서장님과 과장님이 피해자를 보호하는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었다"며 수상의 공을 동료에게 돌렸다.

그는 "팀 특성상 살인 상해 폭력 변사 등 강력 사건이 많은 편인데 모든 범죄가 다 마찬가지겠지만 강력 사건 피해자들은 정신적 고통이 굉장히 크다"며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만나게 되는데 그들의 어려움을 볼 때마다 피의자가 법적 처벌을 받는 것으로 사건이 다 해결 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A씨 같은 사례는 상해 치료와 정신·심리 상담을 통해 다시 평범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게 도울 수 있지만,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을 접하게 될 때면 마음 한구석이 묵직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변사사건을 접할 때 가장 마음이 좋지 않다"며 "떠나신 분들의 가족과 지인들의 마음의 상처를 감히 다 알 수 없겠지만 최대한 남아 있는 가족과 지인들에게 마음을 위로 할 수 있도록 심리 치료 지원을 적극 돕고 있다"고 말했다.

사건은 마무리 된다 해도 피해자의 상처에는 마무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 경위가 피해자보호관을 하면서 느끼게 된 감정이다.

이승호 경위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이숙종 기자]

◆ 사건이 발생하지 않았더라도 위험을 느낄 땐 언제든 경찰 찾아야

피해자보호는 사건 발생을 통해 피해를 입은 사람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경찰은 보복 등으로 재범의 우려가 있는 가해자에게는 구두 경고가 아닌 경고장을 발부해 재범 방지의 경각심을 주고 있다.

범죄에 노출 될 환경이나 신고하기 어려운 상황 등 피해자 보호조치가 필요한 상황에는 경찰을 찾아 상담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 이 경위의 설명이다.

이 경위는 "가해자의 범행이 우려되는 경우 사건을 접수하지 않더라도 경찰 면담을 통해 신변보호 조치를 요청 할 수 있다"며 "판단에 따라 보호의 필요성이 있으면 임시숙소 제공, 112등록 및 집중 순찰, 스마트워치 지급 등 긴박한 상황에서 빠르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고 말했다.

/천안=이숙종 기자(dltnrwh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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