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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 "디폴트옵션으로 퇴직연금시장 급성장…핵심은 TDF"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 TDF 수익률은 운용사 역량에 좌우

[아이뉴스24 고정삼 기자] "내년부터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이 도입되면 확정기여(DC)형에 기반한 퇴직연금 시장규모가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때 주요 투자수단은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자산관리(WM) 솔루션운용팀 펀드매니저(팀장)는 9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 자리에서 이같이 전망했다.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TDF 상품의 수익률은 운용사의 자산배분 전략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WM 솔루션운용팀 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TDF 상품의 수익률은 운용사의 자산배분 전략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변재일 한화자산운용 WM 솔루션운용팀 팀장. [사진=한화자산운용]

변 팀장은 "미국이 지난 2006년 연금보호법(Pension Protection Act)을 제정하면서 디폴트 옵션 제도를 도입하자 미국의 TDF 시장이 10년 동안 연평균 20%씩 성장했다"며 "최근 국회에서 DC형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하는 관련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현재 시장에서 가장 큰 이슈로 미국처럼 국내 TDF 시장도 본격적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DB)형과 DC형으로 구분된다. DB는 회사가 직접 퇴직연금을 운용하는 반면, DC의 경우 가입자인 근로자가 직접 운용방법을 결정해 투자할 수 있다. 여기에 디폴트 옵션이 도입되면 가입자가 별도의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사전에 지정한 운용방법으로 자동 투자가 이뤄지게 된다.

이때 사전에 지정할 수 있는 금융상품 가운데 TDF가 개인 투자자에게 가장 적합한 투자 상품이 될 수 있다고 변 팀장은 강조했다. TDF는 퇴직연금 등 장기적립식 투자자를 대상으로 생애주기 관점에서 운용하는 펀드다. 은퇴시기를 설정해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다르게 가져가기 때문에 자산배분 전략이 중요한 상품이다.

변 팀장은 "TDF와 기존 금융상품들의 차별점은 자산배분에 대한 의사결정 기준이 시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객에게 있다는 점"이라며 "TDF는 개인의 은퇴시점에 맞춰 디자인돼 있기 때문에 운용사는 가입자 상황에 보다 적합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이 TDF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비슷하게 따라할 수 있겠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항상 산업과 시장 상황을 신경 써야 하기 때문에 투자가 본업이 아닌 이상 자산 재배분(리밸런싱)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며 "투자자는 TDF에 가입을 한 이후 생업에 열심히 종사하고 있으면, 전문 운용사가 은퇴시점에 맞춰 안정적으로 자산형성을 해주기 때문에 개인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금융상품"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TDF 시장은 연금시장이 커짐과 함께 나날이 성장하고 있다. TDF 시장은 지난 2018년(연말 기준 설정액 1조2천876억원) 처음으로 설정액 1조원을 돌파한 이후 3년 만에 5배가량의 규모로 성장했다.

변 팀장은 개인 투자자들이 TDF 상품을 선정할 때 '글라이드패스(생애주기에 따른 자산배분 곡선)' 구조라는 큰 틀에서 이뤄지는 운용사의 자산배분 전략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통상 운용사는 TDF의 빈티지(가입자가 목표로 하는 은퇴시점)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투자 기간이 많이 남아 있는 초반부는 주식비중을 높이면서 공격적인 투자전략을 채택한다. 반대로 은퇴시기에 가까워질수록 채권 등 안전자산 비중을 높인다. TDF의 글라이드패스가 운용사별로 엇비슷한 추세를 보이는 이유다. 결국 TDF 수익률은 운용사의 자산배분 전략에 결정되는 측면이 강하다는 게 변 팀장의 설명이다.

변 팀장은 "지수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올해 미국 주식시장의 성과가 20~23% 정도였기 때문에 TDF 포트폴리오에 선진국 주식을 얼마만큼 편입하고 있었는지가 수익률을 결정했다"며 "올해 TDF 상품을 운용할 때 미국 주식시장의 비중을 40%로 편중하는 등 선진국 시장 비중을 높게 가져갔던 전략이 맞아 떨어지면서 높은 장기운용성과를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기본적으로 환을 헷지하지 않는 환오픈 전략을 채택했다"며 "이는 선진국 주식과 원·달러의 방향이 서로 보완관계에 있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자산운용에 따르면 '한화LifePlus TDF 빈티지 2045년형'의 경우 지난 10월 말 기준 연초 후 누적수익률이 16.87%로 전체 2045년형 TDF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빈티지별로 살펴보면 2050년형의 경우 17.17%, 2040년형 16.84%, 2030년형 15.91% 등으로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변 팀장은 "내년에는 신흥국(이머징) 시장이 좋아질 여지가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신흥국 시장의 편입 규모를 늘리고, 추가 투자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특히 중국의 경우 규제 리스크로 인해 주식시장에서 거의 소외된 경향이 있었는데, 역설적으로 보면 조금만 변화가 생겨도 펀드 플로우가 급격히 좋아져 다시 상승 추세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라고 짚었다.

이어 "중국은 보통 규제와 관련한 부분을 정리하고 나면 당국이 원하는 섹터를 선택해 집중적으로 밀어주는 경향이 있다"며 "내년에는 중국 내 정치적 이벤트들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시장 안정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선제적으로 중국시장 비중을 늘리는 것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정삼 기자(js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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