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원 시장 잡자"…반도체 후공정 M&A 달아오른다


두산·OCI, 후공정 업체 인수 나서…국산 테스트·패키징 경쟁력 키워야

[아이뉴스24 민혜정 기자] 반도체 후공정 인수·합병(M&A)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시장에서 소외됐던 테스트, 패키징 등 후공정이 중요해지면서 국내에서도 후공정 업체들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 OCI 등 업체들이 후공정 업체 투자에 나섰다.

반도체 제조 과정은 전(前)공정과 후(後)공정으로 나뉜다. 반도체 칩을 설계하고 이를 웨이퍼에 새기는 것이 전 공정, 이후 웨이퍼에 새긴 칩을 잘라서 절연체로 감싸 외부 충격으로부터 보호하고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받도록 배선을 까는 작업 일체를 후공정 작업이라고 한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오른쪽)이 두산테스나 서안성 사업장에서 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그룹]

서로 다른 종류의 반도체를 연결해 하나의 시스템 반도체를 만들어 내는 패키징, 반도체 성능을 검증하는 테스트 등이 후공정이라고 볼 수 있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 따르면 반도체 후공정인 패키징과 테스트 전문업체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575억 달러(약 71조원)에서 2026년 823억 달러(약 101조7천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후공정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은 두산이다. 두산그룹은 최근 '두산테스나'에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 투자를 단행키로 했다. 두산은 지난 4월 테스나를 4천600억원에 인수했는데 이번 투자로 두산테스나를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두산테스나는 시스템반도체 설계·제조 후 진행되는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다. 국내 웨이퍼 테스트 분야 시장점유율 1위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두산테스나는 고도화되는 스마트폰 성능과 자율주행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1천240억원을 투자해 테스트 장비를 추가로 들이기로 결정했으며, 2024년말 준공 목표로 신규 공장 건설을 추진하는 등 향후 5년간 1조원 규모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 시스템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국내 후공정 기업 중 글로벌 톱10 안에 이름을 올린 기업은 아직 없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후공정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테스트 장비, 첨단 패키징 등 반도체 생태계 내에서 기여할 수 있는 영역에 대한 추가 진출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OCI도 지난해 계열사 유니드글로벌상사를 통해 반도체 후공정 전문업체인 에이팩트를 385억원에 인수했다. 에이팩트는 SK하이닉스 D램 테스트 등을 맡다가 최근엔 자동차 반도체 테스트로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다.

OCI는 반도체 웨이퍼 소재 폴리실리콘과 반도체용 과산화수소 등 주요 소재를 공급 중인데 이 M&A로 반도체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수 있게 됐다.

국내 반도체 설계(팹리스) 회사인 어보브반도체도 지난해 11월 반도체 테스트 기업 윈팩을 240억원에 인수했다. 윈팩은 SK하이닉스의 패키징 외주업체다. 어보브반도체는 윈팩 인수를 통해 반도체 설계에 이어 테스트 영역으로 사업 확장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반도체 후공정 업체들에 대한 주목도가 올라가고 있지만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주도로 세계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메모리반도체 편중이 심하다. 반도체 후공정 분야에선 10위권에 드는 업체도 없다.

국산 시스템반도체 설계, 후공정, 고객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국 반도체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도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대기업의 상생협력,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의 약점은 비메모리,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밸류체인, 설계 등이며 비메모리는 설계, 후공정, 고객대응 능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인재 확보에 대한 산학 협력, 인센티브 등의 지원도 필요하며 특히 소부장 밸류체인 강화는 급하다"고 강조했다.

/민혜정 기자(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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