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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화된 '오픈런'…명품 열풍 이어질까


지난해 국내 명품시장 17조원 규모…MZ세대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아

[아이뉴스24 김종성 기자] 새해 초부터 일부 백화점에서는 명품 구입을 위해 개장을 기다리며 줄을 서는 '오픈런'이 펼쳐지고 있다. 연초에 상당수 명품 브랜드들이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소식에 값이 더 오르기 전 제품을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이 몰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서울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시내의 한 백화점을 찾은 시민들이 매장에 들어가기 위해 줄 서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4일 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지난 1일부로 주요 제품의 가격을 8~16%가량 인상했다. 롤렉스의 가격인상은 지난 2020년 1월 이후 약 2년 만이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는 985만원에서 1천142만원으로 16% 올랐다. 서브마리너 논데이트 라인은 롤렉스에서 가장 인기 있는 모델로, 리셀(재판매) 시장에서 정가의 2배 이상 비싼 가격에 거래되기도 한다. 예물 시계로 인기 있는 '데이저스트' 라인의 일부 품목도 인상됐다. 인기 모델인 데이저스트 36mm 오이스터스틸과 옐로우 골드 모델 역시 1천421만원에서 1천532만원으로 8% 인상됐다.

롤렉스에 이어 이른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로 불리는 고가의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이르면 이달부터 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들이 통상 1월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에르메스의 경우, 매년 1월 가격을 2~5%가량 인상해왔다. 루이비통도 지난해 1월부터 연간 5차례나 가격을 인상했다. 프라다도 지난해 1월부터 6번이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이들 명품 브랜드들은 환율 변동과 원재료 가격, 제작비 상승 등으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명품 브랜드의 가격 인상이 결정되면 똑같은 제품이 하룻밤 사이에 몇 백만원까지 가격 차가 난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사려는 소비자, 웃돈을 주고 거래되는 리셀 거래를 위한 소비자들이 몰리며 명품을 사기 위한 백화점 '오픈런'은 어느덧 일상처럼 돼 버렸다.

시장조사 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141억6천500만달러(약 17조원)로 전년대비 4.6%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보복 소비'와 맞물려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명품 소비 확산은 국내 백화점들의 매출 성장으로 이어지며,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을 넘어선 점포가 11곳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2020년 5곳에서 두 배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유통업체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명품(해외 유명브랜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1월 31.5%를 차지했다. 11월 명품의 전년동기대비 매출증가율은 32.9%에 달했다.

백화점이 특히 명품을 중심으로 리뉴얼을 단행하고, MZ세대를 공략한 점도 효과적이었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은 리뉴얼을 통해 MZ세대 고객을 끌어 모으며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2030세대의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2% 증가했다. 특히 리뉴얼을 완료한 지하 2층과 4층의 경우 각각 42%, 85% 늘었다. 갤러리아명품관도 명품MD를 강화하는 등 리뉴얼을 통해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매출이 전년동기대비 31% 증가했다.

경민정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명품이 고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단순 보복소비의 증가 뿐 아니라 명품의 인식 변화도 크게 작용했다"며 "'오픈런'이 일상화되고 있고, 수차례 가격 인상에도 명품 수요는 변함없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MZ세대의 명품 수요가 트렌드로 자리잡았을 뿐만 아니라 소비력이 높은 40대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며 "올해 명품 매출의 성장폭은 둔화되겠지만 명품 수요는 견조하게 지속되며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종성 기자(star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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