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춘추전국시대 전후 600년 중국史 담았다…대하소설 '열국영웅전' 출간


[아이뉴스24 유지희 기자] 춘추전국시대를 전후로 한 600여년의 장구한 세월 동안 광대한 중국 대륙에서 1천개에 육박하는 제후국들과 수천명의 인물들이 등장하는 대하역사소설 '열국영웅전'이 출간됐다.

원저는 중국의 명청 교체기에 활약한 풍몽룡이 쓴 신열국지. 여기에 사마천의 사기의 내용 중 진한(秦漢) 교체기의 항우와 유방의 투쟁 이야기를 번역해 10권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열국영웅전' 이미지. [사진=지식과 감성]

역자인 탁연(卓淵) 양승국(梁承國)선생은 "지방정권과 불과 몇 년 만에 망한 단명 정권을 포함해 1천여 개의 왕조가 명멸한 중국의 역사는 국가나 인간 개개인의 생사존망의 이치를 인류에게 깨우쳐주는 경험론적 교훈의 보고"라며 "한민족이 분단의 사슬을 끊고 평화공존과 차별이 없는 평등의 통일국가로 가는 데 '열국영웅전'에 녹아있는 중국인들의 해법이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열국영웅전'의 역사적인 무대는 중국의 춘추전국시대와 그 뒤를 잇는 초한쟁패시대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열국지나 동주열국지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번역본이 10여 종이 있지만, 550년에 걸쳐 벌어진 난마와 같이 얽힌 스토리와 광할한 대륙의 공간적인 이해 부족으로 끝까지 읽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는 것.

이에 따라 역자는 원전의 편년체로 된 이야기를 사건 중심의 기사본말체로 재구성하고 170여 개의 관련 지도를 삽입해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마지막 10권에 중국 고대사회에 특정되어 사용되는 용어, 사건이 벌어진 지명, 역사의 무대에 등장하는 수천 명에 달하는 인물 등에 관한 사전과 열국영웅전 전 기간을 망라하는 일람표를 실었다.

중국 역사가 역동적이라는 사실은 진나라가 통일한 이후 2천여 년 동안 100년 이상 계속된 왕조는 지방정권을 포함 불과 열 개에 불과하다는 데서 알 수 있다. 한(漢), 북위(北魏), 동진(東晉), 당(唐), 송(宋), 요(遼), 금(金), 원(元), 명(明), 청(淸) 등의 왕조다. 10개 중 5개는 한족이고 5개는 한족이 오랑캐라고 멸시하던 이민족 정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한족으로 표기 되는 15억 명의 중국인이 사는 중국이라는 나라가 된 이유에 대해 역자는 "중국이 통일될 때 공통적인 정책은 새로 점령한 지역의 주민들에 대한 약탈 행위의 금지와 세금의 감면이고 그 지역 출신의 인재들은 차별 없이 지배 계층으로 포용한 사상과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열국영웅전'에서는 수많은 사건과 인물을 통치이념도 될 수 있고 개인적인 인생철학도 될 수 있는 덕(德). 의(義), 충(忠)이라는 개념에서 바라 본다. 불평등하게 태어난 인간은 상대적으로 우월한 사람이 열악한 사람에게 자기의 것을 베풀어야 한다는 개념이 덕이고 의란 덕의 수혜를 받은 사람은 다른 형태로 보답해야 하며, 덕을 베풀거나 보답하는 행위는 보여주기가 아닌 절실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사상이 충이다.

'열국영웅전' 역자 양승국. [사진=지식과 감성]

강한 나라는 약소국을 외족의 침입으로부터 보호해주고 대신 약소국은 패자에게 복종해야 한다. 또 혹정을 행하다 한족의 정권이 망하고 새로운 이민족 정권이 들어서면 관료들은 사직보다는 인민들의 생활을 위해 이민족 정권에 출사해 선정을 베풀도록 인도한다는 것 등이 좋은 사례다. 그래서 망한 한족 왕조의 부활을 위해 목숨을 버린 충신도, 이민족 왕조에 출사해 공적을 세운 인사도 모두 존경의 대상이라는 게 중국의 인문사상이다.

끝으로 역자는 "공자는 살아 생전에 자기를 알아주는 군주를 10번 이상 바꿀 정도로 자신이 품고 있는 이상을 실현할 수 있게 도와 줄 새로운 군주를 찾아 나섰는데 그게 바로 지식인의 자세"라며 "통치권의 절대화를 위해 군주에 대한 절대적인 충성심을 강조한 불사이군(不事二君)이라는 유교의 교리는 공자의 가르침을 왜곡시킨 대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유지희 기자(yjh@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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