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겨울이 오고 있다"…삼성전자·SK하이닉스, 차세대 반도체에 '기대'


악재 속 D램 가격 '뚝'…DDR5 대중화·CXL 등 차세대 메모리로 승부수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메모리 반도체 시장 수요가 올 들어 다시 위축될 조짐을 보이자 반도체 업계가 차세대 제품 도입 확대를 위해 본격 나섰다. 업계 1~2위를 다투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차세대 반도체인 'DDR5' 대중화를 앞당겨 시장에 훈풍을 불어넣는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 CXL 메모리 [사진=SK하이닉스]

1일 업계에 따르면 D램 메모리는 올 초엔 2분기부터 단가 상승세가 전망됐지만 최근 가격이 급락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만 시장조사 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메모리반도체 D램의 고정 거래 가격은 지난달에만 14% 이상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의 7월 평균 고정 거래 가격은 전달(3.35달러)보다 14.03% 하락한 평균 2.88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9년 2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인 동시에 2020년 이후 처음으로 2달러대로 떨어진 것이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 역시 2분기 대비 각각 5~10%, 8~13%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PC D램 구매자들의 재고가 충분하기 때문이란 판단에서다.

반도체 업계는 이 같은 불황을 DDR5 D램 등 프리미엄 신제품 대중화를 통해 이겨내겠다는 각오다. DDR5 D램은 2013년도에 출시한 DDR4를 잇는 차세대 D램 반도체로, 기존 DDR4보다 속도는 2배 이상 빠르고 전력 소모량은 10% 이상 낮다. 특히 전력 사용량에 민감한 데이터센터부터 본격적으로 대량 구매가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맞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개발을 마치고 늘어날 수요에 맞춰 공급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DDR5를 지원하는 인텔의 서버용 프로세서 사파이어래피즈 출시가 예정보다 늦어졌지만, 올 하반기 출시를 계기로 DDR5 사용이 확대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수익성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빅테크 업체들이 서버용 CPU를 교체하면 D램을 포함한 모듈도 함께 바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서버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DDR5 지원 프로세서 출시 지연이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며 "인텔도 사파이어래피즈의 출시를 더 이상 늦출 수 없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 내로는 DDR5로의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D램 시장이 내년부터 DDR5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7일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일부 업체의 중앙처리장치(CPU) 제품 출시가 지연되며 DDR5 수요가 축소됐다"며 "다만 1~2개 분기 지연된 것으로, 큰 틀에서는 내년에 DDR5로 전환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중장기적인 DDR5 수요 성장은 높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도 DDR5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 출하량 비중은 올해 4.7%, 내년 20.1%로 늘어나 2025년에는 40.5%를 차지할 전망이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시킹알파는 전체 D램 시장에서 DDR5 비중이 2022년 25%, 2023년 50%, 2024년 62%, 2025년 77%, 2026년 95%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킹알파는 "2022년 전체 D램시장에서 DDR5의 비중이 커지기 시작해 2026년까지 D램 시장의 약 95%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DDR5 채택 비중은 점점 높아져 2023년 2분기에는 출하 비중이 DDR4를 역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과거 DDR4가 DDR3 비중을 역전했던 속도를 넘어서는 것으로, DDR5의 서버 비중이 DDR4 대비 더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DDR5 D램 영상 [사진=삼성전자 ]

양사는 이번 인텔 신제품 출시를 기점으로 DDR5의 보급 시기를 더욱 앞당기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공개한 DDR5 비전 영상을 통해 "속도, 용량, 친환경성에 이르기까지 D램의 성능 제한을 뛰어넘어 데이터 중심의 혁신을 주도하게 될 핵심 제품"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삼성전자의 DDR5 D램은 기존 DDR4보다 약 2배 빠른 4천800Mbps 이상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4배가량 커진 최대 512GB의 용량을 갖췄다. 특히 삼성전자 DDR5는 전력관리 반도체(PMIC)를 기판에 직접 탑재하며 전력 효율성을 30% 이상 끌어올렸다. DDR5의 주요 수요처인 데이터센터가 서버 구동과 냉각에 많은 전력을 소모하는 만큼, 고성능·저전력 메모리에 대한 수요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도 DDR5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D램 단일 칩으로는 업계 최대 용량인 24Gb(기가비트) DDR5 제품의 샘플을 출하하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전 버전의 DDR5 칩보다 용량이 16Gb에서 24Gb로 확대됐고, 속도는 최대 33% 빨라졌다.

또 양사는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업계 최초로 고용량 512GB CXL(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ompute Express Link) D램을 개발했다. CXL은 현재 메모리 반도체인 D램에서 범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DDR' 인터페이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것으로, 고성능 컴퓨팅 시장에서 CPU와 함께 사용되는 가속기, 메모리, 저장장치 등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고안된 인터페이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CXL 기반 D램 기술을 개발하고 데이터센터, 서버, 칩셋 업체들과 평가를 해왔다. 또 주문형반도체(ASIC) 기반의 컨트롤러를 탑재해 데이터 지연 시간을 기존 제품 대비 5분의 1로 줄였다.

SK하이닉스도 이번에 DDR5 D램 기반의 자사 첫 CXL 메모리 샘플을 개발했다. 서버 확장성을 대폭 키우는 솔루션 샘플을 처음으로 만든 것으로, 내년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갈 방침이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CXL 메모리는 최신 기술 노드인 1anm DDR5 24Gb을 사용한 96GB 제품이다. 폼팩터(크기)는 EDSFF E3.S 수준이다. 제품을 탑재하면 메모리 반도체 대역폭과 용량을 경제적인 방식으로 늘릴 수 있다.

강욱성 SK하이닉스 D램 상품기획담당 부사장은 "CXL (기술 개발)은 메모리 확장과 새 시장을 창출할 새로운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며 "CXL 메모리 제품을 내년부터 양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산 후에도 최첨단 D램 및 패키지 기술을 개발해 CXL을 기반으로 다양한 대역폭·용량 확장 메모리 솔루션 제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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