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결국 현실이 된 '방학 국회'


원구성 협상 난항으로 국회 공백 상태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지난 9일 국회를 참관한 학생들이 텅 빈 본회의장에서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국회는 지난 7일부터 일반인 본회의장 참관을 재개했다. [사진=김성진 기자]

[아이뉴스24 박정민 기자] 지난 21일 "3주 넘어가는 '방학 국회'…청문회·입법 논의는 '방치 중'"이라는 기사를 썼다. 제목을 고민하던 중 '방학 국회'라는 단어를 생각해냈으나 당시까지만 해도 국회가 열리지 않은지 23일 정도였다. 방학이라는 말을 붙이기엔 다소 찜찜한 감은 있었다. 그런데 웬걸, 국회는 그로부터 열흘이 지난 1일까지도 열리지 않고 있다. 휴업은 이미 1달을 넘겼다. '방학 국회'라는 과장 섞인 단어가 정말 현실이 됐다.

그렇다면 방학 국회를 만든 양당은 지난 한 달 무엇을 했을까? 우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현장학습'에 집중했다. '민생우선실천단'이라는 것을 만들어 마트를 방문해 물가를 점검하고, 서민금융진흥원에 들러 가계부채 대책도 주문하고, 금속업체도 만나고, 문화예술인도 만나고 민생체험 하난 많이 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방학 특강'에 열심이었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에게 반도체 특강을 듣고 과거의 적이었던 양향자 의원을 초빙해 반도체 관련 조언도 구했다. 어쨌든 양당 모두 민생과 경제를 위한 공부를 했다니 알맹이가 없다는 등의 비판은 하고 싶지 않다. 노력은 노력대로 인정해주고자 한다. 아, 친명 비명이니 친윤 비윤이니 하는 계파 갈등 언급은 생략한다. 원래 애들 패싸움에는 방학이 없다.

기자수첩 [사진=조은수 기자]

다만 여의도의 방학이 길어질수록 '방학 숙제'도 따라서 는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지금 국회에 계류된 법안은 1만 997건에 달한다. 메타버스 콘텐츠 진흥법, 블록체인 육성법 등 주요 산업 관련 진흥법부터 서민들에게 중요한 소득세법과 금융소비자보호법, 그리고 안전한 사회를 위해 필요한 성폭력처벌법과 아동·청소년보호법까지 제·개정할 법률안들이 계속 쌓여가고 있다. 장관 인사청문회, 임대차 3법 개정 등 언론에서 중요하다고 주장하는 현안을 빼도 이 정도다. 후반기 국회가 처리해야 할 숙제는 적은 양이 아니다.

이런 시점에 방학 국회가 더 길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통화에서 "여의도는 통상 7월 중순을 휴가철로 여긴다. 아마 그 즈음에 원(院)구성 협상을 한 뒤, 서로 쿨(COOL)하게 휴가를 가지 않겠느냐"고 진단했다. 그의 예상이 틀리길 빈다. 민주당이 오는 4일에 단독 개원을 시도하겠다고 선포했다. 민주당의 시도에 동의하진 않지만 그 즈음에는 여야 합의로 반드시 국회를 정상화하길 바란다. 여의도에 계신 여러분은 방학 숙제쯤 몰아서 해도 되는 초등학생들이 아니다. 여러분이 숙제를 미룰수록, 민생의 '퍼펙트 스톰'은 커져간다.

/박정민 기자(pjm8318@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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