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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 발표에 가열담배 '유해성' 논란 재점화


식약처 "발암물질 포함, 건강 위협" VS 담배업계 "유해물질 감소 재입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아이코스·릴·글로 등 궐련형 전자담배(가열담배)에도 일반담배처럼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1급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담배업체들은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점을 앞세워 대대적인 홍보전을 펼쳤으나, 보건당국의 제품 분석 결과 업체들의 주장과 다른 해석이 나와 '유해성 논란'이 다시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분을 분석한 결과 니코틴 함유량은 일반 담배와 유사한 수준으로 나타났고, 2개 제품은 타르 함유량이 일반담배(0.1~8.0mg) 보다 높은 9.1~9.3mg이 검출됐다.

궐련형 전자담배는 전용기기를 통해 연초를 250~350℃ 고열로 가열해 배출물을 흡입하는 가열식 담배로, 지난해 6월 국내에 출시된 후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출시된 '아이코스'의 경우 출시 1년여 만에 190만대가 판매돼 누적 판매 1위를 기록했으며, 전용 담배 제품인 '히츠'는 올해 1분기 전체 담배 시장에서 7.3%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국내 담배 5대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궐련형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은 4월 기준으로 9.4%에 달한다.

식약처는 이번에 필립모리스 '아이코스(앰버)', BAT코리아 '글로(브라이트 토바코)', KT&G '릴(체인지)'를 대상으로 유해성분 11종을 분석했다. 유해성분은 니코틴과 타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저감화를 권고하는 벤조피렌 등 9개 물질 등 총 11개다.

식약처 관계자는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공인된 분석법이 없어 일반담배의 국제공인분석법인 ISO법과 HC법을 적용해 분석했다"며 "일본, 중국, 독일 정부에서도 이 같은 분석법을 사용했고, 제품별 사용법을 반영해 유해성분을 캠브리지필터, 임핀저, 가스백으로 포집해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3개 제품의 니코틴 평균 함유량은 각각 0.1mg, 0.3mg, 0.5mg으로, 일반담배(0.01~0.7mg)와 비슷하게 검출됐다. 타르 평균 함유량은 각각 4.8mg, 9.1mg, 9.3mg으로 2개 제품은 일반담배보다 높았다.

WHO 저감화 권고 9개 성분 중 국제암연구소(IARC)가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6개 유해성분을 살펴본 결과, 벤조피렌 불검출∼0.2ng, 니트로소노르니코틴 0.6∼6.5ng,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0.8∼4.5ng, 포름알데히드 1.5∼2.6μg, 벤젠 0.03∼0.1μg이었다. 1,3-부타디엔은 3개 제품 모두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이 중 니트로소노르니코틴,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 등은 특이하게 담배에서만 검출되는 물질이다.

이 외에도 IARC가 2B급 발암물질로 보는 아세트알데히드의 검출량은 43.4∼119.3μg였고, 아크롤레인과 일산화탄소는 각각 0.7~2.5μg, 불검출~0.2mg의 결과를 보였다.

식약처 관계자는 "실제 흡연자의 흡연습관을 고려해 흡입부피, 흡입빈도 등을 강화한 HC법을 적용해 분석한 결과, 이들 유해성분은 ISO법 보다 1.4~6.2배 높게 나타났다"며 "궐련형 전자담배에도 인체 발암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각종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WHO 등 외국 연구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담배보다 덜 유해하다는 근거는 없다"며 "담배 유해성은 흡연기간, 흡연량뿐만 아니라 흡연습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유해성분의 함유량만으로 제품 간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결과에서 3개 제품에 포함된 발암물질 농도는 일반담배보다 적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국내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일반담배 5종과 비교했을 경우 궐련형 전자담배에서 발생되는 니트로소노르니코틴은 일반담배의 20.8% 수준이었고, 포름알데히드는 20.3%, 니트로소메틸아미노피리딜부타논은 26.4%, 포름알데히드는 20.3%, 아세트알데히드 28.0% 수준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타르 함량은 151.6%로, 일반담배보다 월등히 높았다.

식약처 관계자는 "이번 분석 결과를 담배 제품관리와 금연정책 등에 적극 활용하고, 담배 유해성분 분석, 공개 등 연구와 이를 위한 법률개정을 관계부처가 협의,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담배 제조업자나 수입판매업자가 담배의 원료, 유해성분 등에 관한 자료를 정부에 제출하고 정부가 이를 검토해 국민에게 공개하는 내용의 법률 개정안을 현재 국회서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담배업계 "식약처 발표, 유해물질 감소 증명…타르 비교 부적절"

보건당국의 이 같은 발표를 두고 담배업체들은 일반담배보다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물질이 현저히 감소됐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에 일단 환영한다는 뜻을 표했다. 그러나 궐련형 전자담배의 타르 함유량을 측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일반담배와의 유해성을 비교한 식약처의 평가는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궐련형 전자담배 업계 1위인 한국필립모리스는 이날 공식 입장 자료를 통해 "궐련형 전자담배에 발암물질이 존재한다는 점은 새로운 사실이 아니고 발암물질이 대폭 감소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식약처의 분석 결과는 유해물질이 적게 나온다는 우리의 연구 결과를 다시 한 번 입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업체들은 "담뱃잎을 태우는 것이 아니라 찌는 방식으로 발생한 증기에는 유해물질이 적게 들어 있고 건강에도 덜 해롭다"며 "전자담배는 금연보조제가 아닌 담배대체제"라고 주장해왔다.

또 필립모리스는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보건복지부는 미국 FDA에서도 인정하지 않은 스위스 베른대의 연구결과가 일반담배의 타르 수치와 유사하다는 점을 내세워 궐련형 전자담배 제품에 경고그림을 적용하려고 하고 있다"며 "부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이 같이 나서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식약처는 필립모리스의 이 같은 주장을 의식한 듯, 오랜 시간 동안 필립모리스 측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담배에는 최소 70종의 발암물질과 7천종 정도의 유해물질이 있다"며 "이 중 11종만 분석한 결과를 두고 검출량이 적었다고 해서 덜 유해하다고 업체들이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한 담배업체 관계자는 "식약처의 연구결과 WHO가 지정한 9가지 유해성분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며 "다만 식약처가 타르와 니코틴 함유량을 들어 궐련형 궐련형 전자담배가 일반 담배와 다른 유해물질을 포함할 수 있고, 유해성분 함유량만으로 제품 간 유해성을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식의 비과학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WHO도 2015년 보고서를 통해 '타르는 담배규제의 확실한 근거가 아니기 때문에 측정할 필요가 없고, 타르 수치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며 "식약처의 결론은 궐련형 전자담배의 유해성 감소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과학적 연구 결과를 간과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타르는 비교 대상이 아니다"며 "복지부가 도입하려고 하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암 경고 그림 도입에 있어 연관성을 입증할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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