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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노이회담 D-1, '영변 핵시설+a' 북미 '빅딜' 성사되나


신고·검증 비핵화 로드맵 '시선 집중' 정상회담 이후 워킹그룹 '관건'

[아이뉴스24 조석근 기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6일 오전 전용 열차로 평양부터 베트남 국경까지 이동한 김정은 위원장이 회담이 열리는 하노이에 도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전용기편으로 이날 하노이에 당도할 예정이다.

이번 정상회담 최대 과제는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이행을 위한 로드맵과 시간표에 대한 양측의 합의 여부다. 양국의 관계 정상화와 대북제재 해소 등 미국의 파격적 상응조치를 담은 '빅딜'의 성사 여부로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해 6월 싱가포르 센토사에서 열린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의 구체적 이행안 성격이다. 그 때문에 1차 정상회담의 합의문이 이번 회담을 이해할 중요한 열쇠다. 북미 양 정상은 지난해 정상회담에서 북미간 새로운 관계의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쟁 포로 및 실종자 유해복구라는 4개항의 합의문을 작성했다.

이번 정상회담은 그 후속 조치가 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는 지난 6~8일 평양 실무협의에서 크게 12개 항목에서 북미 양측의 입장을 교환했다고, 청와대와 외교부 등 주요 관계자들과 협의 결과를 공유했다. 그 내용들이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다.

지난해 6·12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뉴시스]
지난해 6·12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뉴시스]

우선 1차 정상회담의 '새로운 관계' 수립과 관련 연락사무소의 설치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평양과 워싱턴에 각각 외교관을 상주시켜 연락업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대사관 개설 전 단계다. 보다 직접적인 적대 관계 종식으로 북측에 대한 체제보장 의미를 담은 종전선언, 평화협정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지난 25일 정례브리핑에서 종전선언과 관련 "북미 사이에 얼마든지 합의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조치들은 비핵화의 선결조치로 이해된다. 미국과 상호 신뢰관계 구축 없이 북한 핵시설에 대한 동결, 신고, 사찰, 검증 등 완전한 비핵화에 이르는 조치들은 이뤄질 수 없다는 게 북한측 입장이다. 그 때문에 1차 정상회담 당시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에 대한 합의가 마련된 것 자체가 북미 비핵화 협상을 위한 중대 진전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최근 국회 초청 강연에서 "미 정보당국이 북한의 핵무기를 60~65개 정도로 보고 있는데 만약 북한의 신고가 그보다 적다면 협상판이 깨지는 것"이라며 "신뢰를 일단 쌓은 다음에 신고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북한은 체제보장과 경제제재 완전 또는 부분 해제,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아시아개발은행(ADB) 등 가입에 미국이 비토를 말아달라는 것이고, 미국은 핵시설과 핵물질,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을 불가역적으로, 검증가능하도록 완전폐기하라는 것"이라며 "이번 하노이 회담은 그걸 갖고 협상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핵화 관련 조치 중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영변 핵시설의 검증 및 폐기 여부다. 영변 핵시설은 북한 핵개발의 핵심 시설이다. 핵무기 원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 생산에 필요한 원자로, 재처리시설, 연료봉 생산시설, 핵폐기물시설 등이 밀집된 곳으로 1990년대 이후 북핵위기의 출발점이자 상징 같은 장소다.

지난해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과 영변 핵시설의 사찰 및 폐기 용의를 합의문에서 드러냈다. 북한은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전 동창리 시험장과 풍계리 핵실험장의 일부를 해체, 파기했다. 이들 시설도 주요 검증 대상으로 거론된다.

북한이 해외에서 수입한 핵물질과 이미 개발, 배치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거리 미사일, 핵탄두 처리 문제도 중요하게 다뤄질 전망이다. 영변 핵시설 외 미공개 핵시설과 함께 미국이 요구하는 소위 '+알파'로 거론되는 요소다.

이와 관련 앤드루 킴 전 CIA 코리아미션센터장은 스탠퍼드대 강연에서 핵·미사일 실험의 지속적 중단과 포괄적 신고 및 전문가 사찰, 핵무기·운반체(미사일)·핵물질 폐기를 거쳐 2003년 2차 북핵위기 당시 북한이 탈퇴한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을 미측이 구상하는 로드맵으로 제시했다.

신고 대상으로 핵·탄도미사일은 물론 생화학 무기도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킴 센터장은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지난해 수차례 북한을 방문한 미측 대북 전문가다.

미국의 상응조치에 대해선 경제제재의 경우 인도적 지원과 북한 은행의 국제거래 제한 완화, 북한 수출입 제재 완화, 북한 경제구역 내 합작법인 면제 등이라고 설명했다. 정치적 조치에선 연락사무소 개설과 함께 여행금지국 지정 해제, 문화 교류, 김 위원장의 가족과 북 고위 인사들의 블랙리스트 해제, 테러지원국 지정 철회 등이다. 안보 분야에선 종전선언 서명, 북미 군사협력, 평화협정 체결 및 외교관계 수립을 들었다.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는 국회 강연에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기본합의 뒤 로드맵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소위 '워킹그룹(실무기구)'을 만들어서 두 정상이 거기 합의해주는 게 될 것"이라며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이 총론 성격이라면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 각론적 성격의 내용이 나와야 가시적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정상회담 이후 보다 구체적인 비핵화 로드맵을 마련하기 위한 지속적인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엘 위트 38노스 대표도 19일 조찬 강연에서 "비핵화가 길고 어려운 과정이라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정상회담의 중요한 성과가 진전되도록 북미간 지속적 협상을 즉시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석근 기자 mysu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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