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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마약혐의 황하나 체포에 '전전긍긍'


과거 갑질사태 파문 후 실적 급락 학습효과

[아이뉴스24 양창균 기자] 남양유업의 속앓이가 심해지고 있다.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회장의 외손녀 황하나 씨가 마약혐의와 관련해서 경찰에 체포되면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해서다. 홍두영 명예회장의 막내딸인 홍영혜 씨와 황재필 전 웨일즈개발청 한국사무소장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 황하나 씨다. 현재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홍영혜 씨의 친오빠로, 황하나 씨의 외삼촌인 셈이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3년 갑질·밀어내기(강매) 파문으로 사회적 공분을 산 남양유업이 또다시 복병을 만났다. 이날 경찰은 마약혐의와 관련해 봐주기 수사의혹이 제기된 황 씨를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황씨가 마약을 투약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하던 중 황 씨를 체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 이날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은 첩보 입수 후 두 차례에 걸쳐 황씨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은 황 씨가 마약을 투약한 지 수년이 지나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모두 반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황 씨의 과거 필로폰 투약 혐의는 물론 다른 마약 관련 혐의에 대해서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 씨는 2015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됐지만 한 차례 조사도 받지 않고 무혐의 처분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당시 황 씨와 함께 입건된 동갑내기 조 모 씨의 1심 판결문에는 조 씨가 황 씨에게서 필로폰을 건네받았고 투약까지 공모한 사실이 적시됐지만, 경찰은 황 씨는 물론 황 씨와 함께 입건된 6명을 모두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회장의 외손녀 황하나 씨. [사진=황하나 씨 인스타그램]
남양유업 창업주 고(故) 홍두영 회장의 외손녀 황하나 씨. [사진=황하나 씨 인스타그램]

이 같은 일련 상황 속에서 최근 MBC가 입수한 황 씨와 지인간의 대화녹취록에는 봐주기 수사 의혹을 의심할 만한 대목이 나온다. 시기는 2015년 황 씨가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전후로 추정된다.

녹취록에서 황 씨는 "야, 중앙지검 부장검사? 야 우리 삼촌이랑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다 알아. 장난하냐? '개베프'야(베스트 프렌드)"라며 경찰 최고위층 인사들과의 친분을 과시하기도 했다.

남양유업 측은 황 씨가 회사와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남양유업은 "황하나 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고, 황 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오너 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고 항변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 황 씨를 고인이 되신 창업주의 외손녀라는 이유로 남양유업과 연관지어 보도해 회사의 임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및 그 가족들까지 많은 분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황 씨 개인과 관련한 내용을 남양유업과 결부해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남양유업은 또다시 전전긍긍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남양유업은 갑질사태 이후 이미지 쇄신에 고민한 흔적이 묻어났다.

일례로 남양유업 창립 이래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에 외부수혈을 단행하는 조치다. 지난해 1월 남양유업은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열고 기업경영컨설팅과 리스크관리 전문가인 이정인 전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부대표를 신임 대표로 영입했다. 하지만 임기를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지난해 12월 남양유업을 떠났다. 그 자리를 경영지원본부와 영업총괄본부를 담당하던 이광범 상무가 직무대행하는 사태를 맞기도 했다.

남양유업은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경찰 수사결과에 따라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남양유업이 이번 사태를 결코 가볍지 않게 보는 이유는 갑질 학습효과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2013년 갑질사태의 전후 실적을 보면 명확하다. 201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637억원이었다. 하지만 갑질사태가 터진 2013년에는 174억원 영업손실을 냈다. 2014년에는 적자폭이 커지면서 26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201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갑질사태의 그늘에서 벗어났고 2016년에는 418억원으로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그렇지만 2017년과 2018년에 각각 50억원, 85억원으로 다시 실적세가 꺾였다.

양창균 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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