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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츠코리아 첫 한국인 수장 김지섭…첩첩이 쌓인 숙제


실라키스 떠나고 하우버 부임 취소…이미지 개선·배출가스 사태 등 과제 산적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김지섭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고객서비스 부문 총괄 부사장이 법인의 첫 한국인 수장이 됐다. 일단은 직무대행이지만 정식으로 사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가 첩첩이 쌓인 벤츠코리아의 숙제를 어떻게 풀어내는지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김지섭 부사장은 벤츠코리아 법인 설립 이후 최초의 한국인 단독 대표다. 벤츠코리아 법인이 설립된 2002년부터 2005년까지는 한국인 공동대표가 있었지만 이후로는 줄곧 외국인들이 대표를 맡았다. 2015년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한 이후로는 첫 한국인 대표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김지섭 대표이사 사장 직무대행(고객서비스 부문 총괄 부사장 겸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김지섭 대표이사 사장 직무대행(고객서비스 부문 총괄 부사장 겸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김 부사장은 벤츠코리아의 산증인이다. 법인 설립 당시인 2002년 메르세데스-벤츠의 글로벌 인재육성 프로그램인 '아시아 경영 어소시에이트 프로그램'에 선발돼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에 입사했다. 2003년 다임러 호주·태평양 본부, 2004년 독일 본사를 거쳐 2005년부터 벤츠코리아에서 근무했다. 영업, 마케팅 및 제품전략기획, 고객서비스 및 부품 영업·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의 경력을 쌓아오다가 2015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고객서비스 총괄 부문장을 맡았다.

다만 김 부사장이 아직 완벽한 대표는 아니다. 당초 8월 1일자로 부임하기로 했던 뵨 하우버 메르세데스-벤츠 스웨덴 및 덴마크 사장이 일신상의 사유로 부임을 거부하면서 임시방편으로 김 부사장이 대표이사 사장 직무대행으로 선임됐다.

벤츠는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해 김 부사장을 신속하게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일단은 직무대행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정식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도 나온다.

뵨 하우버 사장이 한국행을 돌연 취소한 것은 코로나19와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뵨 하우버 사장은 가족과 함께 지내기 위해 당초 본국과 한국을 오가며 근무할 계획이었지만, 자가격리 등의 조치로 어렵게 되자 고심 끝에 한국행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벤츠는 지난 5월 글로벌 법인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한 만큼 새로운 인물을 갑작스럽게 선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뵨 하우버 사장의 후임지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김 부사장의 직무대행 기간이 길어지면 자연스럽게 정식 사장으로 취임하게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 부사장에게는 벤츠코리아 앞에 놓인 숙제를 얼마나 잘 풀어내는지가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벤츠코리아는 디미트리스 실라카스 사장의 갑작스러운 출장과 뵨 하우버 사장의 부임 취소로 한국 시장을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특히 디미트리스 사장은 벤츠를 수입차 시장 4년 연속 1위로 이끌었지만 사실상 불명예 퇴진했다는 평가다. 김 부사장으로서는 악화된 벤츠의 이미지를 씻어내는 것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한 배출가스 조작 논란을 봉합하는 것도 김 부사장이 어깨에 달려 있다. 환경부는 지난 5월 6일 벤츠가 판매한 디젤차 4만381대에서 배출가스를 불법 조작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과징금 776억원을 부과하고 형사고발 조치를 취했다. 이에 검찰이 수사에 나선 상황에서 실라키스 사장이 출장을 떠나면서 도피행각이라는 비판도 나왔었다.

벤츠코리아는 실라키스 사장의 출장은 배출가스 사태와 무관하고 앞으로도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대표가 부임하지 않고, 김 부사장의 직무대행 기간이 길어지면 그가 배출가스 불법 조작 사태를 오롯이 풀어내야 한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김 부사장이 직무대행을 언제까지 맡게 될지는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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