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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편드는 경제계, 서울시 송현동 공원화 추진 '비판'


개별 기업 특정 사례 의견 제출 '이례적'…"민간 재산권 정면 침해, 자구 노력 타격"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대한항공이 서울 송현동 부지 매각을 놓고 서울시와 갈등을 빚는 가운데 경제계가 대한항공 편들기에 본격 나섰다. 대한항공이 경영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공원화를 추진하는 것은 민간에 대한 재산권을 정면으로 침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0일 공식 의견서를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또 지난 28일에는 양측을 중재 중인 국민권익위원회에 의견을 제출했다. 경총이 개별 기업의 특정 사례에 대해 의견을 내는 것은 이례적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월 부동산을 포함한 유휴자산의 매각을 위해 삼정KPMG·삼성증권 컨소시엄을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 업무에 착수했다. 하지만 서울시가 대한항공과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고 지난 6월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겠다는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해 논란이 됐다.

경총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자구책을 통해 코로나19 경영·고용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 지정 계획을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며 "민간시장 메커니즘에 의한 매각으로 사적 재산 가치가 정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 본사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대한항공 본사 전경 [사진=아이뉴스24 DB]

이처럼 경총이 대한항공과 서울시의 송현동 부지 갈등에 끼어든 것은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자구 노력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친다고 판단해서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주력영업분야인 여객 운송이 70% 가량 급격히 줄어들어 기존 123개 노선 가운데 89개 노선이 운휴 상태다. 또 보유 여객기 145대 가운데 100여 대가 운항을 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한항공의 올해 상반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33% 감소하는 위기 상황에 놓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유급휴직 등 구조조정 수준으로 인건비를 줄이는 등 비용절감을 위한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항공업계 특성상 여객기의 임차비, 공항 정류료, 계류장 사용료, 금융부채 상환 등 고정적으로 지출되는 비용 규모가 커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인건비 등의 비용절감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대폭 감소하고 금융비용을 감안한 순이익의 적자폭은 보다 확대됐다.

 [자료=경총]
[자료=경총]

대한항공은 국내 채권단으로부터 긴급운영자금을 수혈받아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자본금 확보, 부채원금·이자의 상환, 인건비·고정비 등 단기 운영자금 조달 등에 소요되는 대규모 자금확보를 위해 대대적인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는 상태다.

대한항공이 연말까지 상환해야 할 부채규모는 3조8천억 원이다. 지난 4월에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으로부터 1조2천억 원의 경영자금을 지원받았다. 또 채권단은 올해 말까지 1조5천억 원, 내년 말까지 누적 2조 원의 자본을 확충하도록 했다.

경총 관계자는 "만약 대한항공이 특별약정 내용을 이행하지 못하면 채권단은 지원금 회수뿐만 아니라 인적 구조조정을 필연적으로 수반하는 사업부분 매각 등을 요구할 수 있다"며 "대한항공이 채권단이 요구한 자금의 확보 외에도 조단위의 부채에 대한 원금·이자 상환, 단기적인 경영운영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다각도의 자구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한항공은 지난 25일 기내식기판 사업본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또 왕산마리나 매각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송현동 부지매각은 서울시의 공원화 계획 발표로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영향으로 대한항공이 지난 6월 진행한 송현동 부지 매각 예비 입찰에 아무도 응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경총은 서울시의 이 같은 움직임 때문에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항공업계의 자구 노력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는 것은 민간의 재산권을 직접적으로 침해하고, 공공재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공적 부담을 민간에게 전가·부담시키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경총 관계자는 "서울시는 공원부지 확보용 예산도 정식 확보하지 못한 상황으로, 시장 가격보다 상당 수준 하향된 가격으로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한항공은 일시에 매도자금확보가 필요하나 서울시의 경우는 장기간에 걸쳐 분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사진=뉴시스]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사진=뉴시스]

경총은 대한항공이 자구책을 통해 코로나19 경영·고용 위기상황을 극복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송현동 부지 문화공원지정 계획을 조속히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간시장 메커니즘에 의한 매각을 통해 사적 재산가치가 정상적으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총 관계자는 "현재의 불가항력적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기업의 경영위기를 극복할 수 있도록 측면 지원 해 주는 것이 세계적 추세"라며 "서울시의 문화공원지정 추진은 오히려 기업의 경영위기 극복을 위한 자구노력에 타격을 끼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서울시가 매수하려 한다면 민간 시장에 의한 매매가격으로 매수함으로써 사적재산권을 보장해줘야 한다"며 "대한항공이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려는 것은 코로나19 위기상황에서 기업의 생존과 고용불안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절박한 자구 노력임을 절대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 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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