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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전의 반전' 수지김 사건…"간첩 아닌, 안기부 조작의 피해자"


 [SBS 방송화면]
[SBS 방송화면]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1회 '암호명 마카로니 그리고 거짓말' 편에서는 1987년 간첩조작 미수 사건인 '수지 김 사건'을 다뤘다.

이날 방송에서 장트리오(장도연, 장성규, 장항준)는 1987년 벌어진 납북 미수 사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수지김의 남편 윤 모씨는 북한공작원이었던 아내 수지김이 자신을 북한대사관에 유인했다고 했다. 그로부터 17일 후 수지김의 시신이 발견됐다. 수지 김은 홍콩 아파트에서 원피스 차림에 반듯하게 누운 시신으로 발견됐다.

윤 씨는 1987년 1월 2일 집에 두 남자가 들이닥친 뒤 아내가 사라졌고 이어 남자들에게서 아내가 4천만원의 빚 때문에 싱가포르에 끌려갔으니 각서를 쓰러 오라는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윤 씨는 아내를 구하러 싱가포르에 갔다가 북한 대사관에서 망명 협박을 당했고 하루 전에 겨우 한국 대사관으로 도망쳤다고 했다. 당시 수지 김 죽음은 북측의 소행으로 추정됐다.

이후 벤처사업가가 되어 승승장구하던 윤 씨는 돌연 구속됐다. 아내 수지김에 대한 살해 혐의였다. 검찰이 조사에 착수한 건 2000년 2월에 방송된 '그것이 알고싶다'(이하 '그알') 때문이었다고 한다.

실상 윤 씨는 아내 살해 후 월북하려다 북한에서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역으로 납북 미수 사건을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

두 번째 충격은 안기부가 윤 씨의 말이 모두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이용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추진한 것이었다. 당시 안기부장은 전두환의 오른팔 장세동. 장세동은 윤 씨 사건을 이용하며 북한에서 '김대중 선생님'에 대해 물었다는 거짓말을 하게 만들었다. 홍콩 경찰은 이미 윤 씨를 아내 수지 김 살해 용의자로 보고 있었지만 공조를 요구해도 안기부에서 거절했다. 그 사이 수지김 가족까지 안기부에 끌려가 "수지김이 간첩이었다는 걸 실토하라"는 협박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지김 모친은 안기부 폭행 충격으로 실어증에 걸렸고, 둘째 여동생은 남편과 3살 아들까지 함께 끌려갔다. 셋째 여동생은 간첩 집안이라는 이유로 시댁에서 폭력을 가해 이혼했고 남편이 맡은 아들은 8년 동안 절에서 키워졌다. 고모들이 간첩씨앗이라며 절에 갖다버렸다고. 윤 씨가 구속되지 않았다면 진실은 끝까지 묻히고 수지김 가족은 끝없이 고통 받을 뻔 했다.

현재 윤 씨는 15년 6개월 형을 받아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상태라고 한다. 장세동 안기부장은 직무유기 공소시효 5년, 직권남용 공소시효 10년을 넘겨 처벌받지 않았다.

정상호 기자 uma8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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