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과 다른 英, 의회가 나서 기업 규제비용 감축…"연평균 3조 줄여"


기존 규제 폐지로 신규 비용 상쇄…"韓도 규제비용 감축 목표 설정 법제화 필요"

영국 국회의사당 [사진=위키미디아]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최근 정부의 기업 규제 강화 움직임에 경제계가 어려움을 호소하며 국회의 도움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규제 개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새로운 규제 하나가 만들어 지게 되면 기존 규제를 최소 하나 이상 폐지하는 식의 정책을 펼침으로써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나갈 수 있도록 의회가 나서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전경련은 22일 모범적인 규제 개혁 국가로 인정받고 있는 영국의 사례를 토대로 이 같이 주장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규제개혁은 영국의회가 핵심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주요 정부정책이 총선에서의 정당 공약을 기초로 하고, 집권당이 행정부 역할은 물론 의회심의도 사실상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정책 추진 시 의회의 역할이 중요하다.

[자료=전경련]

지난 2010년 집권한 보수당·자유민주당 연합은 기업의 규제비용 감축을 추진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총선에서 승리한 이후 규제신설 시 동등한 규제비용을 지닌 기존규제를 폐지해 기업의 규제비용을 감축해야 한다는 '원 인 원 아웃(one-in-one-out )'정책을 펼쳤다. 이 정책은 이후 신설규제비용의 2배에 해당하는 기존 규제를 폐지해야 하는 '원 인 투 아웃(one-in-two-out)', '원 인 쓰리 아웃(one-in-three-out)'까지 확대됐다. 우리나라는 2016년부터 '원 인 원 아웃' 수준의 규제비용관리제를 국무총리 훈령으로 시행하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는 법률로 의회임기중 감축할 기업규제비용 목표를 정부가 발표하고, 이를 의회에 보고토록 하는 기업영향목표(Business Impact Target)를 시행했다. 2010년부터 추진한 영국의 규제감축 정책은 2019년까지 연평균 20억 파운드(약 3조 원) 상당의 기업 규제비용을 감축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이전 집권당인 노동당의 규제정책은 규제완화(Deregulation)가 아닌 더 나은 규제(the Better Regulation)였으며 규제감축을 위한 별도의 정책은 없었다.

2010년 집권한 보수당·자유민주당 연합정권은 총선에서 "기업에 연간 순 직접규제비용(a direct annual net cost on businesses)을 초래하는 새로운 규제는 동등한 가치를 지닌 기존규제의 폐지로 상쇄돼야 한다"는 '원 인 원 아웃' 공약을 제시하고 집권 후 이를 정책화 했다.

'원 인 원 아웃' 정책이 성과를 보이자 2013년부터는 '원 인 투 아웃'으로, 2015년부터는 '원 인 쓰리 아웃'까지 확대했다. 2011년부터 매 6개월마다 향후 규제 신설·완화 계획 및 규제비용 성과보고서(SNR)를 발표했다. '2010-2015 의회' 임기 중 감축한 기업 규제비용은 총 100억 파운드(약 15조 원) 이상이다.

2015년 영국의회는 소기업, 기업 및 고용법을 제정해 정부에 의회 출범 1년 내에 당해 의회 임기(통상 5년) 중 달성할 기업영향목표(Business Impact Target, BIT)를 설정했다. 또 매년 추진실적을 의회에 보고토록 함으로써 기업 규제비용 감축을 정부의 법적의무로 규정했다.

BIT는 규제신설로 인해 기업이 부담해야 할 연간비용의 5년 합계금액(규제의 존속기한이 5년 미만인 경우는 그 존속기간 전체)이며, 실적은 행정부에서 독립된 별도기관이 정밀검증 후 적합의견을 제시한 경우에만 인정된다. 이전 의회(2010~2015년) 기간 중 추진됐던 '원 인 엑스 아웃(one-in-X-out)' 정책은 BIT 달성을 위한 수단으로 작용하게 됐다.

[자료=전경련]

영국정부는 '2015~2020 의회' 임기 중 100억 파운드(중간목표, 3년간 £50억, 약 15조 원)를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2017년까지 2년간 66억 파운드(약 9조9천억 원)를 절감해 당초 목표를 초과달성했으나 2017년 조기총선으로 의회가 해산된다. 이어 출범한 '2017~2022 의회(이후 조기총선으로 2019년 해산)' 임기 중 목표는 5년간 90억 파운드(약 13조6천억 원)로 정해졌으며, 2년간 22억(약 3조3천억 원) 파운드를 절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영국의 규제개혁 정책에 대해 기업들도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정부의 기업대상 인식조사에 따르면 규제가 기업성공의 걸림돌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09년 조사에서 62%에 달했으나 점차 감소해 2018년 조사에서는 40%로 낮아졌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영국은 기업의 규제부담 감축을 위해 '원 인 원 아웃'부터 시작해 법률로 정부에 의회 임기 중 달성할 구체적인 기업 규제비용 감축목표를 정하도록 하고 의회가 추진실적을 점검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며 "지속적이고 일관성 있는 규제개혁, 실질적 성과를 창출하는 규제개혁을 위해 우리도 의회가 앞장서서 구체적 목표를 정해 규제 개혁을 추진토록 법률로 정하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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