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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차, 본사 경고 이어 사장의 호소…노조 움직일까


작년 임단협 교섭 여전히 타결 못해…희망퇴직 실시로 갈등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전경 [르노삼성자동차]

[아이뉴스24 강길홍 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경영악화로 르노그룹의 철수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노조 리스크'로 이중고에 빠졌다. 도미닉 시뇨라 르노삼성차 사장은 직원들에게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강조하며 절박함을 호소했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시뇨라 사장은 지난 5일 임직원들의 자택으로 보낸 편지에서 "지난해 내수 시장 판매와 수출을 합친 전체 판매 대수 및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모두에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며 "게다가 수출 실적은 닛산 로그 생산이 지난해 3월 종료돼 전년 대비 80% 가까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회사가 보유한 현금이 소진되고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그는 "실적 부진에도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 지출액은 변동이 없어 회사의 손실은 더 가중될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작년에 회사가 보유한 현금 2천억원이 소진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 진행 중인 희망퇴직을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달에도 저조한 판매 실적으로 현금 1천억원가량이 더 줄어들면서 과감한 비용 절감에 대한 절박함에 더 커지고 있다"면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는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해 낼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또한 시뇨라 사장은 "르노그룹 내 공장들 간 제조원가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새로운 차종과 추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조원가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면서 "최대한 신속히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현금이 급격히 소모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벗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뇨라 사장의 호소는 희망퇴직을 포함한 '서바이벌 플랜'의 당위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르노그룹은 비효율·고비용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내용의 '르놀루션' 경영 전략을 발표하면서 부산공장의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이에 르노삼성은 서바이벌 플랜의 일환으로 이달 26일까지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정규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르노그룹은 지난 9일에도 부산공장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다고 경고하고,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르노그룹의 제조 및 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 임직원들에게 전달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최고의 품질 ▲생산 비용 절감 ▲생산 납기 준수 등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할 것을 주문했다.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르노그룹 내 전세계 공장들 중 부산공장의 생산 경쟁력(QCTP) 순위는 2019년 5위에서 2020년 10위로 하락했다. 르노그룹은 품질(Q), 비용(C), 시간(T), 생산성(P)을 주요 항목으로 하는 QCTP 지표를 통해 르노 그룹 내 속한 전세계 총 19개 공장들간 생산 경쟁력을 평가하고 있다.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부산공장의 공장제조원가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캡쳐와 비교하면 두 배에 달한다"면서 "이는 부산공장의 경쟁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며,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르노삼성차가 진행 중인 서바이벌 플랜에 대해서도 "부산공장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이어갈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에 반드시 진행해야만 한다"면서 "수요 대비 공급의 과잉 투자 환경에서 경쟁력이 향상되지 않으면 미래에 어려움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르노삼성차 노조는 희망퇴직 등에 반발하며 쟁의권을 확보한 상태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상도 아직까지 타결하지 못했다. 이번주 임단협 본교섭을 재개할 예정인 가운데 희망퇴직 실시에 따른 갈등으로 난항이 예상된다.

다만 르노삼성차 노조가 실제로 파업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우선 이번 파업 가결 찬성률이 57.5%에 그치면서 대다수 조합원들의 공감을 얻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또한 르노그룹 본사의 철수 압박도 노조를 고민에 빠트릴 것으로 전망된다.

강길홍 기자 sliz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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